[효성으로 지은 집] 노모의 편안한 노후를 위해 아들이 지은 안동 89.1㎡(27.0평) 단층 경량 목조주택
2012-12-27



고희古稀를 넘긴 노모를 위해 멀리 떨어져 사는 아들이 마련한 단층 경량 목조주택이다. 여름엔 덥고 겨울엔 추운 이전 집에서 불과 몇 미터 떨어진 곳에 놓인 주택은 거주의 편리함과 단열 성능에 초점을 맞췄다. 89.1㎡(27.0평) 아담한 크기지만 노모 혼자살기에는 전혀 부족함이 없다.

안동 하회마을을 지척에 두고 문화마을로 지정돼 별 개발이 이뤄지지 않았던 풍천면 가곡리가 대형 개발 호재로 요즘 들썩들썩 한다. 경북지역 사상 최대 개발 사업으로 불리는 '경북도청 이전 신도시 조성사업'에 가곡리가 포함됐기 때문이다. 2027년까지 3단계에 걸쳐 2조 3,000억 원을 투입해 풍천면과 예천군 호명면 인근 1만 966㎢(330만 평)에 인구 10만 명(4만 세대) 규모의 행정 중심 복합형 자족 신도시를 건설하는 사업으로 예천군 호명면 산합리, 금릉리와 안동시 풍천면 갈전리, 도양리, 가곡리에 걸쳐 있다.
그러나 막상 가곡리에 도착하자 개발 움직임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여느 농촌과 다름없는 한갓진 풍경 그대로인데, 인근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 말에 의하면 가곡리는 신도시 끝자락에 있어 본격적인 개발은 몇 년이 지나서야 진행될 것이라고 한다.

건축정보
· 위 치 : 경북 안동시 풍천면 가곡리
· 대지 면적 : 439.0㎡(133.0평)
· 건축 면적 : 89.1㎡(27.0평)
· 건축형태 : 단층경량목구조
· 외 장 재 : 목재 사이딩, 파벽돌, 시멘트 사이딩
· 내 장 재 : 벽지
· 지 붕 재 : 금속기와
· 바 닥 재 : 강화마루
· 식수 공급 : 지하수
· 난방 형태 : 기름보일러+화목보일러
· 설계 및 시공 : 대림ALC목조주택 054-855-5681 www.dlwoodh.com

전형적인 농촌에 들어선 목조주택… 부러움을 한몸에
김동줄(72세) 할머니는 타지에서 경북 안동시 풍천면으로 시집와 얼마 전까지 50여 년을 같은 집에서 살았다. 현재 80호 남짓이 모여 마을을 이루는데 주민 전부가 60세를 넘겼다고 한다. 이웃들도 김동줄 할머니와 마찬가지로 이곳에서 꽤 오랜 시간을 살았기에 서로 속속들이 모든 것을 알고 있다.
그저 평온하기만 했던 이곳에 할머니가 '바람'을 몰고 왔다. 새집을 짓겠다고 나선 것이다. 도시로 나간 아들이 마을에서 가장 전망 좋은 곳을 골라 집을 지어준다고 하니 주위에서 "말년에 웬 호강이냐?"는 말까지 나왔다. 마을 사람들을 더욱 놀라게 한 건 '나무집'(경량 목구조)이었다. 벽돌집도 아니고 기와집도 아닌 나무집이라니. 이웃들은 한결같이 무너지지 않을까 걱정 반, 호기심 반으로 공사 내내 주변을 맴돌았다고 한다.
"이렇게 넓고 깨끗한 주택에 살게 됐으니 이제 더 바랄 게 없지. 두 달에 한 번 분당에서 아들이 내려오는 데, 그때마다 청소도 해주고 집 이곳저곳 손도 봐주고 하니 나야 정말 편하게 살고 있어. 지금은 다들 부러워해."
아들 안홍로 씨가 이 주택을 지어야겠다고 마음먹은 이유는 아버지를 먼저 떠나보내고 홀로 남은 어머니를 더 이상 여름엔 덥고 겨울엔 추운 낡은 집에 살게 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본인이 사는 경기도 분당으로 모셔오기에는 50여 년을 안동에서 살아온 어머니가 적적해할 것이 분명할 터였다. 그래서 기존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땅을 구해 따듯하고 관리가 편한 주택을 지어드려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가장 전망 좋은 곳에 남향으로 지은 주택
건축에서 가장 애를 먹은 것이 시공사를 선정하는 일이었다. 수시로 내려갈 수 없는 처지라 믿고 맡길 수 있고, 사후관리에도 어려움이 없는 업체를 골라야 했다. 아들은 인터넷을 통해 안동 인근에 있고, 다년간 많은 주택시공을 통해 검증을 받은 대림ALC목조주택을 알게 됐고, 최우열 대표와 몇 차례 상담을 통해 믿음이 생겨 시공을 의뢰했다.

주택은 노모가 거주하던 집에서 불과 몇 미터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자리한다. 바깥 도로에서 차 한 대가 간신히 지나는 마을 길을 타고 안으로 들어가야 주택이 잡히는 데, 백두대간에서 뻗어 나온 낮은 산을 배경으로 마을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전망 좋은 터에 놓였다. 주택은 일조량을 고려해 정남향으로, 앞마당을 넉넉히 확보하고자 부지 뒤쪽으로 물려 앉혔다.
지붕재와 주 외벽 마감재로 사용한 금속기와와 사이딩이 경쾌함을 주고, 거실 부분을 마감한 파벽돌은 묵직하게 중심을 잡는다. 단층의 밋밋한 외관을 보완하고자 거실을 전면으로 돌출시킨 것이 포인트다. 덱과 사이딩을 같은 색으로 마감해 통일감을 줬고, 노모의 이동의 편의를 돕고자 주택 진입로와 가장 가까운 우측면에 현관을 배치했다.
내부는 건강을 고려해 목재를 적극 사용하고 동선을 최소화한 것이 특징이다. 다른 자재 사용을 줄이고 루버를 최대한 활용함으로써 내부에 친환경적이고 건강한 이미지를 부여한 것이다. 한편, 지붕 박공 선을 그대로 노출해 개방감을 강조한 거실은 전면으로 큰 창을 내 채광과 조망, 단열에 신경 썼다.
거실과 마주한 뒤편으로 주방/식당 공간을 배치하고, 바로 옆에 안방을 놓음으로써 간결한 동선을 구현했다. 또 거실에서 덱으로 나가면 바로 정원과 연결하는 계단을 설치해, 거실→덱→정원으로 이어지는 동선도 최소화했다.

*

할머니는 인터뷰내내 주택자랑을 쏟아냈다. "뭐 찍을 것이 있나?"하고 손사래를 치던 처음과 달리 얼마나 따듯한지, 얼마나 편한지 등등을 소상하게 전해줬다. 할머니의 주택 자랑이 아들 자랑으로 들리는 건 나뿐만이 아닐 게다.

글 · 사진 홍정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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