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은 북한강과 남한강, 그리고 용문산으로 이뤄진 지세라 풍광이 수려할 뿐만 아니라 ‘물의 고장’이란 이름에 걸맞게 수량까지 풍부하다. 발 닿는 곳마다 절경을 뽐내는 양평에 수도권 전원주택의 절반 이상이 몰리는 이유기도하다. 김재붕(55)·여윤자(55) 부부는 뛰어난 효능으로 ‘신선이 먹는 열매’라고도 알려진 산수유가 무성한 산수유마을 개군면 내리에 전원주택을 마련했다. 봄이면 노란 산수유 꽃이 마을을 뒤덮어 장관을 이루는 이곳은 명당으로 손꼽히는 자리다. 집 뒤편으론 추읍산이 병풍처럼 집을 감싸고 앞으론 개울이 흐르는 그야말로 이상적인 ‘배산임수背山臨水’ 터이다. 

글 백홍기 기자  사진 소선희  기자


추읍산으로 둘러싸인 집 앞마당엔 넓은 텃밭이 펼쳐져 있다.


집 뒤로 산수유 길이 이어져 있다.
 

주택 좌측에 박공 천장 서까래 노출 구조로 앉힌 거실.


아담한 벽난로가 거실을 더욱 아늑하게 꾸며준다.


거실에서 안방으로 이어지는 연결 통로.

자연 자체가 조경이야

2층 테라스에선 마을이 한 눈에 내려다 보인다.


주택의 우측면. 파벽돌과 아스팔트 슁글로 마감한 집은 주변 풍광과 잘 어울린다.


건축주가 직접 해놓은 장작 무더기

자연을 닮은 집

건축주는 자연에 동화되는 삶이 목적이라 주택에 큰 욕심을 내지 않았다. 밭일을 하고 고단해진 몸을 누이고 휴식할 공간이면 충분했기 때문이다. 추읍산 밑자락에 정남향으로 살포시 얹어 놓은 듯 자리한 이들의 집은 파벽돌로 외벽을 마감하고 아스팔트슁글로 지붕을 덮어 밝고 따뜻한 기운이 넘친다. 104.93㎡(32평)으로 지은 둘만의 보금자리는 1층을 90.17㎡(26.5평)으로 해서 방 2개와 거실을 꾸미고, 2층은 아담한 방 1개만 드렸다. 1층을 주 활동공간으로 하고, 2층은 테라스를 두어 조망을 하는 공간으로 꾸민 것이다. 현재는 주말에만 이용하지만 나중에 살 것을 생각해 안방을 넉넉하게 하고, 집 안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거실은 특히 신경을 많이 쓴 흔적이 역력하다. 오픈 천장으로 해서 목조주택의 특성인 서까래와 보가 드러나 아늑함은 더하고 답답함은 덜어낸 구조이다. 거실을 포함해 전면 곳곳에 넓은 창을 내 실내를 밝은 빛으로 가득 채웠다. 많은 수의 방문객이 찾아도 여유롭게 야외 바비큐 파티를 할 수 있게 덱은 넉넉하게 만들었다. 덱과 이어지는 거실은 시스템창으로 해서 주방까지 하나의 동선을 완성했다. 주방은 여윤자 씨 의견을 따라 싱크대를 최소화했다. 개수대 위 수납공간을 없애고 작은 창을 내 풍경이 안으로 들어오게 했다. 꾸밈에서 즐거움을 찾기보다 절제하면서 충만함을 터득한 여윤자 씨이기에 집 안 풍경은 차분하다.


넓은 창으로 들어 온 빛으로 따뜻한 분위기의 계단이 연출된다.


개수대 위에 수납공간이 없어 시야가 확 트인 주방.

집 안을 밝게 하기 위해 넓게 낸 창호

가장 중요한 거요, 단열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