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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펜션으로 자리 잡은 가평 임산계곡의 '하늘 마루' 펜션
2006년 7월 29일 (토) 15:19:00 |   지면 발행 ( 2006년 7월호 - 전체 보기 )



강원도 가평군에 위치한 명지산(明智山, 1267m)은 웅장한 산세와 울창한 숲을 자랑하며 계곡마다 사시사철 맑은 물이 끊이지 않아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다. 가평 시내를 벗어나 목동삼거리에서 연인산 쪽으로 꺾어 들면 멀리 명지산과 화악산 계곡에서 발원한 물들이 굽이굽이 다가든다. 바라보이는 풍경들마다 심산 유곡에 들어 온 느낌을 준다. 그만큼 신선하고 청정한 경치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 정도로 만족해서는 안 된다. 도계 방향으로 직진하다가 ‘논남’ 이정표를 따라 왼쪽 좁은 길로 접어들면 ‘별유천지(別有天地)’라는 말 그대로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바로 임산계곡이다. 처녀림에 가까운 임산폭포를 품은 명지산의 감춰진 계곡이다. 이 계곡 막다른 곳에 ‘하늘마루’ 펜션이 비밀의 장원처럼 숨겨져 있다.

건축정보

·위 치 : 경기도 가평군 북면 적목리

·부 지 면 적 : 1800평

·연 면 적 : 157평(1층 - 68평, 2층 - 89평)

·건 축 형 태 : 철근콘크리트조

·외벽마감재 : 드라이비트

·내벽마감재 : 실크벽지

·단 열 재 : 스티로폼 100㎜

·천 장 재 : 실크벽지, 루바

·지 붕 재 : 아스팔트 슁글

·바 닥 재 : 강화마루

·창 호 재 : 국내산 시스템 창호

·난 방 형 태 : 심야전기, 태양열(온수)

·벽 난 로 : 노출형 벽난로

·정 화 조 : 1일 24톤

·식 수 공 급 : 지하수(250m)

·시 공 기 간 : 2004년 8월 ∼ 2005년 3월

·건 축 비 용 : 평당 300만 원

설 계 : 정품건축사사무소 031-582-7076

시 공 자 : 이태기 011-262-0145

비포장 계곡 길을 한참 올라가자, 아홉 살 먹은 진돗개 꽃님이가 짖으며 뛰어 나온다. 더 이상 올라갈 길이 없는 그곳에 ‘하늘마루’ 펜션이 하얀 속살을 보이며 숲 그늘에 숨어 있다. 펜션을 도맡아 경영하는 이상현 사장(60) 부부가 취재진을 반갑게 맞이했다. 든든한 콘크리트 건물에 회백색 드라이비트로 마감한 외장이 중후한 호텔을 연상케 한다. 고급 대리석으로 내장을 마감한 실내는 가벼운 목구조 펜션과 달리 깊은 맛을 더하며 놀라움과 흥분을 안겨 준다. 140여 평에 이르는 웅장한 펜션 건물이 이 깊은 계곡에 세워져 있다니, 그 누가 상상이라도 하겠는가? 여섯 개의 방마다 위치를 달리해 넓은 창 너머로 펼쳐진 1000여 평의 정원과 정원을 휘감아 흐르는 계곡 물을 바라보는 펜션이 있다니, 그 누가 짐작이라도 하겠는가?

8년에 걸쳐 조성한 정원

하늘마루 펜션의 역사는 1997년부터 시작된다. 건축주 이춘기 사장(49)은 금융전문가로, 서른 중반부터 남몰래 전원생활을 꿈꿔 왔다. 그래서 몇 년에 걸쳐 일생을 자연과 벗하고 지낼 만한 땅을 찾았다. 그러나 그만한 땅을 찾기는 쉽지 않았다. 그러다가 회사 직원의 권유로 이곳을 찾게 됐다. 이 계곡에 처음 들렀을 땐 민박과 양봉을 하는 화전민의 낡은 가옥만 있을 뿐, 그냥 숲과 바위와 밭이 어우러진 평범한 계곡이었다. 그가 ‘이 땅이야!’하고 결정한 것은 건너편에 병풍처럼 둘러쳐진 암벽과 맑은 계곡 물 그리고 암벽 사이에서 자라는 함박꽃을 보았기 때문이다. 그는 아무 말 없이 주인이 요구하는 값을 치르고 1800평의 땅을 사들였다.

이춘기 사장은 정원부터 손보기 시작했다. 어설픈 숲을 가지런히 정리하고 산책길을 만들어 휴식할 수 있는 정원을 만드는 일에 전념했다. 그러나 정원 가꾸기는 단번에 승부를 낼 수 있는 일이 아님을 잘 알았기에, 그는 주말을 이용해 조금씩 그리고 아주 천천히 만들어 갔다. 말하자면 정원을 즐기기부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낮은 밭을 메우고자 서른 트럭이 넘는 흙을 뿌렸고 제멋대로 돌출된 거친 바위들을 캐어 옮겼다. 하지만 숲 자체를 훼손하지는 않았다. 나무들이 자라는 자리를 그대로 존중해 주었다. 그리고 정원 절반에는 잔디를 깔았다. 그 반대편으로는 작은 연못과 분수를 만들었다. 지도상 38선이 가까운 지역임을 감안해 한반도 모양의 연못을 만들고 물은 계곡 건너편 높은 곳에서 끌어와 낙차를 이용해 분수까지 치솟게 했다. 이렇게 정원을 만드는 일에 꼬박 8년 가까운 정성과 노력을 들였다. 그래서 하늘마루를 찾는 고객은 참으로 행복한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정원이 없는 미완성 펜션들도 많은데, 이처럼 아름다운 숲 속의 정원을 갖춘 펜션을 만날 수 있다니, 그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정원의 곳곳에는 100여 종의 야생화들이 있다. 남달리 야생화를 좋아하는 이춘기 사장의 노력으로 깊은 숲에서나 만나는 희귀 야생화들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모양이 꼭 두루미를 닮은 ‘두루미천남성’, 꽃이 요강단지처럼 생긴 ‘강릉요강난’을 비롯해 용머리꽃, 흰달개비, 금강초롱, 비단동자꽃 등 희귀종들이 즐비하다. 새로운 야생화가 있다면 반드시 달려가 정원으로 옮겨오는 열성 때문에 그는 현재 가평군 야생화협회 회장까지 맡고 있다. 처음에는 야생화를 소개하는 팻말을 일일이 붙였지만, 희귀종이라는 말에 몰래 캐 가는 고약한 일들이 벌어져 지금은 팻말을 거두었다. 야생화가 생존을 위해 이름 없는 꽃으로 남아 있어야 하는 까닭을 비로소 알게 됐다며 그는 미소를 짓는다.

혼전 커플, 예약 안한 고객은 ‘NO’

현재의 펜션 건물이 들어선 것은 2005년 4월 말. 민박집으로 운영하던 낡은 가옥을 허물고 2004년 8월 건축을 시작해 꼬박 8개월에 걸쳐 지었다. 2층은 복층 대형 펜션룸으로 특별실 3개를 비롯해 모두 6개의 룸을 갖추었다. 1층에는 내실과 함께, 넓은 주방과 고객을 위한 카페를 마련했다. 그런데 튼튼하고 중후한 분위기를 느끼게 하는 룸의 시설에서 일반적인 펜션 룸과는 개념을 달리한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즉, 하늘마루 펜션은 젊은 커플을 위한 룸이 없다는 점이다. 룸에는 화려한 인테리어나 침대 그리고 가구집기 등의 배려는 보이지 않는다. 그저 평범한 온돌방만 있을 뿐이다. 젊은 커플을 받지 않겠다는 주인의 의도를 읽어볼 수 있다. 그 까닭은 무엇일까? 처음부터 하늘마루 펜션은 철저한 가족 중심 펜션을 지향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하늘마루 펜션이 고집하는 운영 원칙을 들어볼 필요가 있다. 명지계곡이나 임산계곡 유원지이지만, 하늘마루 펜션은 아무나 이용하는 대중적 유원지 개념에서 벗어나 ‘건강한 가족들이 예약을 통해서만 이용하는 펜션’으로 스스로를 규정하고 있다. 그래서 펜션 입구에는 ‘이 펜션은 예약한 손님만 이용할 수 있다.’는 팻말을 걸어 놓았다. 혹시 신분을 숨기고 결혼 전의 젊은 커플이 이용하려고 하면, 다른 이용 가족들과의 관계와 분위기를 생각해 반드시 예약금을 환불해서라도 펜션 이용을 막는다고 한다.

또한 펜션 룸마다 주방 설비가 있지만 취사는 금지돼 있다. 1일 3식을 반드시 식당을 이용하는 것이 조건이다. 이러한 운영 규칙은 무질서와 쓰레기로부터 자연환경을 보호하려는 이춘기 사장의 자연 중심적 사고에서 비롯된 일이라고 한다.

이러한 노력은 정화조 시설에서도 엿볼 수 있다. 일반 환경 규정에서 요구하는 정화 시설보다 무려 3배 이상의 시설비를 투입해 오물들이 거의 완벽하게 정화돼 방류된다. 방류 지점에는 금붕어를 길러가며 오염 정도를 확인한다고 하니, 참으로 놀라운 노력이 아닐 수 없다. 또한 고객들에게 술과 소음을 일으키는 노래방 기기도 제공하지 않는다. 그래서 고객들이 스스로 자연의 참맛을 즐기는 펜션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한다. 하늘마루 펜션은 자연의 덕을 보는 것만큼 이익을 자연으로 되돌리려는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는 셈이다.

명지산 환경지킴이로 남고 싶어

자연을 즐기기 프로그램 1순위는 여름에 즐기는 ‘계곡 물놀이’다. 계곡 물은 한여름에도 얼음처럼 차서 가족을 위한 최고의 피서지다. 그 다음이 ‘한 밤에 별 보기’다. 명지산 자체가 예로부터 별이 잘 보이는 산으로 이름 난 곳이므로, 해발 510미터의 현재 위치에서도 날이 맑으면 쏟아지는 별들을 즐길 수 있다. 그리고 공식적으로 인정 받은 펜션 자체의 ‘하늘마루 약수’와 식사마다 별식으로 제공하는 ‘흑돼지 바비큐’도 즐길 만한 먹거리다.

임산계곡 산책 코스도 빼놓을 수 없다. 펜션에서 10분만 올라가면 처녀림 가운데 감춰진 ‘임산폭포’를 볼 수 있는데 40미터 높이의 2단 폭포가 장관을 이룬다. 현재 이 폭포는 출입이 금지돼 있어 펜션 고객이 아니면 접근할 수 없다. 또한 왕복 1시간 30분 정도 걸리는 산림욕 코스라던가, 3시간 이상 걸리는 정상 왕복 코스 등도 있어 선택이 다양하다.

고객들은 대개 직장인들이 모임을 위해 찾았다가 가족과 함께 다시 찾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하늘마루 펜션은 상당한 단골 고객층을 갖고 있는 성공한 가족 펜션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춘기 사장의 생각은 다르다. 하늘마루가 경제적 성공보다는 자연과의 조화와 교감을 체험할 수 있는 자연 속의 가족 펜션으로 자리잡기를 바란다. 또한 그는 끝까지 임산계곡을 지키는 자연인의 한 사람으로 남기를 소원한단다. 하늘마루 펜션과 함께 명지산의 환경지킴이로 남기를 자처하는 것이다.田

김창범<본지 편집위원> / 사진 최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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