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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갓진 농촌풍경과 함께하는 진주 25평 복층 목구조 황토집
2006년 10월 28일 (토) 14:45:00 |   지면 발행 ( 2006년 10월호 - 전체 보기 )



서울에서 고속도로로 4시간 남짓 거리, 경남 진주 가진리 마을 안쪽에 작지만 아담한 황토 집 하나가 앉혀져 있다. 입구에 들어서면 깔끔하게 다듬어 놓은 정원이 사는 이의 부지런함을 대변하는 듯하다. 동네 할머니들이 서울에서 손님이 온다며 건축주와 같이 마중 나와 인사를 건넨다. 담이 없는 이곳 황토집. 논두렁이 집 앞을 지나고 멀리 자그마한 산이 운치를 더하는 전형적인 초가을 시골 농촌 풍경이다.

건축정보

·위 치 : 경남 진주시 진성면 가진리

·대지면적 : 200평

·건축면적 : 25평(1층 20평, 2층 5평)

·건축형태 : 목구조 황토주택

·외벽마감 : 황토벽돌 줄눈마감

·내벽마감 : 황토미장

·천장재 : 황토미장(거실), 루바(방)

·지붕재 : 와이어패널, 토기와

·바닥재 : 강화마루

·창호재 : 우드새시, 목창호

·난방형태 : 기름보일러

·식수공급 : 마을 공공 지하수

·건축비용 : 평당 320만 원

시공 : 영상황토건축, 011-516-0585

갈 길이 바빠 일찍 서두르는 일행을 향해 건축주 김진삼 씨는 손을 붙들고 차라도 한 잔 마시고 시작하라며 안으로 이끌었다. 어디 한군데 금 간 곳이 없는 내부. 이런 황토집을 보기란 쉽지 않은 일. 눈치를 챘는지 그가 말을 뗀다.

“게으른 사람은 황토집에서 못 살 것 같아요. 여기 와서 다섯 번이나 칠을 다시 했거든요. 정원이며 집이며 팔 한번 걷어붙이면 하루가 금방이에요.”

그러나 김 씨와 차를 내오는 부인의 얼굴에서 피곤한 기색은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상시거주 주택으로 황토집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부부는 ‘삶을 사랑하는 것’에 빗대어 설명했다. 살아가는 것을 사랑하면 자연 내가 사는 집도 사랑하게 되고 내가 지금 하는 일도 사랑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부부는 힘들거나 피곤하지 않다고 했다. 오히려 도회지 생활을 접고 다시 귀향할 수 있었다는 것에 감사하고 여러 이웃과 오순도순 살아가기에 행복하다고.

전원에서 느끼는 이웃 간의 정

거실 창문으로 남강이 보이고 집 뒤로는 다름산이 어머니의 품처럼 부부의 황토집을 감싸고 있다. 남강과 집 사이에 펼쳐진 농촌 풍경이 시선을 사로잡는데, 익어 가는 벼가 ‘올해는 풍년이 들겠구나’ 하는 생각에 젖게 할 만큼 가진리 풍경은 여유롭고 한가롭기만 하다.

“처 종가댁 친지 분들이 모여 사는 이 작은 마을에 들어오다 보니 여러 대소사가 많긴 하지만 도심 생활에서 느끼지 못했던 사람 간의 정을 듬뿍 받고 있답니다.” 거실 창문으로 바라보이는 경치에 넋을 잃고 있는 사이 김진삼 씨가 말을 이었다.

“이젠 아이들이 이곳에 이사 온 것을 더 좋아해요. 학교와 멀어 반대하지나 않을까 했는데 가끔 친구들을 불러와 집을 자랑하는 걸 보면 이사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집에는 골동품이 많다. 언뜻 보면 오래 전부터 황토집에 살 요량으로 모아두었나 싶을 정도로 집의 운치를 한껏 더한다. 아파트에선 애물단지가 황토집에선 보물단지가 됐다는 부인.

“아파트 이곳저곳을 옮겨다닐 때는 정말 버리고픈 맘이 굴뚝같았어요. 하지만 어머니께서 오래된 물건을 하나 둘 모으시던 지난 일을 떠올리며 버리지 않고 이사할 때마다 갖고 다녔죠. 이렇게 모은 몇 푼 안 되는 작은 물건들이 이 황토집에선 몇 백만 원 하는 인테리어 소품이 되어 정말 기분이 좋아요.”

뛰어난 탈취력에 반해

대지 200평에 앉힌 25평 목구조 황토집은 작년 7월부터 4개월 여의 공사 끝에 그 모습을 드러냈다. 현관을 기준으로 좌측에는 안방을, 앞에는 거실과 주방 겸 식당을 배치했으며 안방 문을 끼고 욕실이 자리한다. 2층 아이만의 공간에는 가족실을 겸한 공간과 방을 배치했다.

나무로 빼대를 세워 구조를 마감하고 벽체는 황토벽돌을 사용해 이중으로 구성한 목구조 황토집. 외벽은 줄눈마감을 하고, 내벽과 거실 천장은 황토 모르타르로 미장을 해 일체감 있는 분위기로 깔끔하게 연출했다. 반면 각 방의 천장은 원목 루바로 마감함으로써 은은하게 감도는 목향木香이 목구조 황토집의 분위기를 한껏 살렸다.

부인은 황토집으로 이주한 후 무엇보다 뛰어난 탈취력에 놀랐다고.

“남들은 몸이 건강해지고 잔병이 없어진다고 하던데 나는 젊어서인지 그런 것은 모르겠어요. 하지만 삼겹살이나 청국장을 끓여 먹을 때 정말 냄새가 금방 사라져요. 아파트에 살 때는 청국장을 끓이면 온 집 안에 냄새가 진동할 뿐만 아니라 양옆은 물론 아래, 윗집의 눈치를 살펴야 했는데 참 신기해요. 이젠 그런 걱정을 안 해도 되니 좋아요.”

이 주택의 또 다른 자랑거리는 바로 벽난로. 관련 자료를 참고해 업체에 의뢰해 보니 괜찮다 싶은 것은 모두 200만 원을 넘었다고. 그래서 김진삼 씨는 한푼이라도 아껴보자는 심정으로 발품을 팔기 시작했다. 그 결과 당초 반도 안 되는 가격에 벽난로를 구입할 수 있었다. 구입에 들어간 비용은 70만 원.

싸다고 얕보지 말란다. 난로의 열기가 위로 올라가 겨울에도 아이들 2층 방은 보일러를 틀지 않아도 될 만큼 충분하고 1층도 잠자리에 들 때 안방만 잠시 보일러를 돌려도 될 정도로 비용 대비 난방 효과가 대단하다고.

“언젠가는 한번 주변에 집을 사러 오신 분이 아무도 없는 제 집에 들어와 구경을 하고 간 적이 있습니다. 동네 아이들에게 누구네 집이냐고 묻고는 들어왔던 것이죠. 그때는 정말 난감했지만 자주 이런 일이 생기다 보니 요즘에는 차 한 잔 대접할 정도로 여유가 생겼답니다.”

이야기를 마치고 올라오는 길. 부부는 가는 손을 붙잡고는 이곳에서 난 것이니 올라가 맛이라도 보라며 밤 한 꾸러미를 챙겨줬다. 어느덧 전원은 밤이 떨어지는 가을을 알리고 있었다.田

글·사진 정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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