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 1층에 필로티 주차장을 만들어 2층에 위치한 단층집은 마을을 내려다보는 양 우뚝 서 있다. 31년 만에 고향에 돌아온 건축주 부부에게 여전히 살뜰한 이웃들과 주변 환경은 고즈넉한 노후를 보내기에 안성맞춤이다. 선조 때부터 내려온 초가를 허물고 주택을 지으면서, 딸 부잣집에 귀하게 얻은 막내아들을 데리고 귀향했다. 그리운 고향으로 돌아와 예쁜 집 짓고 나니 함박웃음도 절로 터진단다.
건축정보 · 위 치 : 인천시 강화군 신당리 · 부지면적 : 991.7㎡(300.0평) · 건축면적 : 96.2㎡(29.1평) · 건축형태 : 단층 경량 목조주택 · 외 벽 재 : 시멘트사이딩 · 내 벽 재 : 실크벽지 · 바 닥 재 : 강화마루 · 난방형태 : 기름보일러 · 식수공급 : 지하수 · 설계 및 시공 : 탱크하우징 032-937-8583 blog.naver.com/basscer
건축주는 건자재 사업을 하는 친척, 건물 개조 관련 업에 종사하는 삼촌 등 친인척에게 도움을 받아 설계사무소를 소개받고 편하게 설계도면을 짰다. 하지만 일반주택과 농 어촌주택 간 차이에 대한 오해때문에 예정보다 한 달이 늦어져 12월에야 입주가 가능했다. 건축주 아내 김복순 씨는 건설현장 앞 컨테이너 박스에 자리를 잡고 완공일까지 집이 지어져 가는 과정을 함께 했다. "춥긴 추웠죠. 그래도 평생 살 집을 만든다는데 수고하시는 분들한테 맛있는 건 못 해 드려도 매일 차 한 잔, 다과 한 접시 대접해 드리고 싶었어요. 그래야 제 마음이 놓이니까요!" 1층을 주차공간으로 두고 2층에 올린 생활공간은 부부와 아들이 쓰기에 규모가 알맞다. 아들 하나와 그 위로 딸 넷을 키우느라 고생한 부모님을 생각해 딸들은 푼푼이 돈을 모아 집 짓기에 적극 지원했다. 딸 넷은 출가해 제각각 자리를 잡았고 부부와 막내아들만 귀향에 함께했다.
"아들 직장이 부천이라 출퇴근이 멀지 않아요. 거리도 가깝고 또 여기가 참 조용하고, 아들도 마음에 들어 해요." 젊었을 때부터 농사일로 허리가 좋지 않은 김 씨가 주문한 ㄷ자 주방은 가장 마음에 드는 곳이다. 현관을 가운데로 왼쪽은 아들방과 손님방, 오른쪽이 주방/식당과 부부방이다. 아들방과 부부방은 앞으로 튀어나온 돌출형이라 안 그래도 특징 있는 집에 한껏 입체감을 더해준다. 추후 창고로도 쓸 계획으로 1층을 필로티로 계획했고 2층에 생활공간을 올린 것이라고.
초가 살이 농민 부부의 터 잡기 시집살이하던 초가를 허물고 그 터 위에 바로 지은 집은 멀리서 보기에도 눈에 들어올 만큼 그 모양이 특색 있다. 예부터 있던 초가, 단층집이 대부분인 마을에 건축주 박찬길 씨 집을 비롯해 하나 둘 신축 주택이 들어서기 시작하며 주목을 받는다. 주민들은 집이 완공되고 방문해 구경도 하고 이것저것 건축정보에 대해 물어보고 간다고. "아는 만큼 정보를 드리려고 하지만, 다들 엄두를 못 내죠. 저도 그랬는걸요. 농사짓는 사람들은 큰돈 모으기 쉽지 않잖아요. 정부정책을 최대한 활용하는 게 필요하죠." 계획했던 것만큼 집 짓기가 수월하지 않았다는 부부는 우여곡절 끝에 결국 만족스러운 집을 완성했다.
"집이 생각만큼 나온 것 같아요. 딸들도 짓기 전부터'엄마가 살 거니까 엄마 편한 대로 하라'고 했는데 난 욕심도 없었어요. 단지 날씨가 너무 추운지라 보온을 생각해 삼중창으로 할걸 하는 후회는 있어요." 목조주택의 장점이 뛰어난 단열성에 있지만 실내 온도에 큰 영향을 미치는 창에 더 욕심 내지 않은 것이 아쉽다고 한다. 다둥이를 둔 부부. 농사를 지으며 딸 넷과 아들 하나를 대학까지 다 보낸 것은 부부의 자랑이다. 딸의 졸업 사진을 가리키며 밝게 웃는 김 씨에게 자식들은 이 집의 보물과 다름없다. 농사일이 바빠 하나하나 신경 써주지 못했지만 바르고 곧게 자라 대학도 가고 각자의 길에서 성공한 아들딸들이 부부는 대견하고 고맙다. 가장 자랑스러운 것은 형제간의 돈독한 우애라고 미소를 머금으며 남편 칭찬까지 덧붙인다. "우리 바깥양반처럼 착하고 성실한 게 최고죠. 사람이 너무 좋아 약질 않으니 고생은 많이 했지만. 하하." 아직 입주한 지 채 한 달도 안 되다 보니 매일 새롭고 기분이 좋다. "아직 정리하는 중이에요. 손님 방도 청소를 해야 딸들이 와서 묵어가고 할 텐데…." 자녀들이 함께하면 추운 한겨울에도 훈기로 가득찰 것 같은 실내는 아직은 준비가 덜 된듯해 보인다. 그래도 고향에 돌아와 행복한 그의 미소에서 여유 가득할 앞날이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