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북한강을 따라 경춘북로를 타고 올라가는 춘천 나들이 길에 놓인 이 주택은 전원행을 꿈꾸는 이들의 발목을 붙든다. 햇살을 받으면 청량감을 더하는 주황색 지붕을 인 아기자기한 집 모양이 궁금증을 자아낸다. 96.1㎡(29.1평)라는 넓지 않은 바닥면적을 효율적으로 활용한 행복가득하우징의 목조주택을 구경해보자.
아기자기한 외형과 잘 짜인 공간구성을 자랑하는 이 주택은 주말 주택용으로 알맞게 계획됐다. 평면 계획은 사용에 편리하도록 용도별로 묶어 1층에 공용공간을, 2층에 침실을 설치했다. 해가 잘 드는 동남쪽으로 기다랗게 건물을 앉혀 주방/식당을 맨 좌측, 거실을 맨우측에 배치하고 가운데 기다란 복도와 계단실, 욕실을 두어 공간별 독립성을 강조했다. 천장 고를 높여 확장감이 느껴지는 거실은 모던 & 클래식 스타일로 연출했고 독립형으로 배치돼 아늑한 기운이 감돈다. 거실 상부는 2층 복도와 오픈시켜 답답하지 않고 공간감이 느껴지도록 했다. 2층에서도 1층 거실을 내려다볼 수 있어 개방감이 느껴진다. 채광이 유리한 부위로 돌출시키고 각을 돌린 식당 역시 독립된 느낌을 살려 식사에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를 낸다. 식당 후면에 주방을 배치하고 주방 바로 옆 계단실 하부를 이용해 다용도실을 설치함으로써 주방 기능을 확장했다. 외관은 유럽풍 주황색 그러데이션 점토기와를 머리에 이고 흰색에 가까운 옅은 베이지색 스터코 플렉스로 마감해 화사하고 단정한 이미지를 풍긴다. 아담한 규모에 어울리게 단출하게 짠 덱Deck은 거실에서 분합문을 통해 편리하게 드나들고 땅과 단차가 크지 않아 아이들이 뛰놀아도 위험하지 않도록 했다. 또한 마당과 연계가 잘 돼 활용도가 높다. 외관이 밋밋하지 않고 조화롭게 표현되도록 장식 몇 가지를 꾀했다. 전면 돌출된 식당 쪽 벽면은 각을 돌리고 지붕을 설치해 입면에 효과적인 변화를 준다. 그리고 창문 앞에 블랙 톤의 단조 화분대를 설치하고 2층 발코니 난간 역시 같은 단조를 설치해 간결하면서 표정이 살아있는 외관을 완성했다. 창호 부위는 화이트 EPS 몰딩으로 처리해 인테리어에서와 일관된 스타일을 연출했다. 겨울이라 단조 화분대는 깨끗하게 비워진 채인데 날이 더 따듯해져 빨강 노랑 화초가 바깥으로 나오면 한결 생동감 넘치는 집이 될 것이다.
내구성과 단열 높이는 외단열 시스템 적용 최근 목조주택의 품질을 높이려는 노력으로 갈라짐(크랙)과 결로 등이 문제로 지적되던 스터코 대신 스터코 플렉스 시공이 증가하는 추세다. 이 주택도 외벽 마감재로 스터코 플렉스를 채택했는데 일반 스터코에 비해 2배가량 비용이 더 비싸지만 그만큼 성능이 우월한 점을 보고 택했다 한다. 국내 선보인 지 4년 정도 된 미국의 스터코 플렉스는 100% 아크릴소재로 건물의 수축 팽창에 따른 갈라짐 현상이 기존 스터코에 비해 적어 변형이 생기는 목재 시공에도 적합하다는 게 시공해본 작업자의 설명이다. 또한 때가 잘 묻지 않으며 세척력이 좋다고 한다. 스터코 플렉스 공급 업체에 따르면 스터코에 비해 수분 침투 방지 기능이 강화됐으며 결로 예방으로 곰팡이나 이끼 등 발생을 방지한다. 도장 시 점착력이 좋아 시공이 용이하고 조색이 수월해 다양한 색상을 얻을 수 있다. 미국 내 화재 등급 'A'등급을 획득해 화재 발생 시 불을 확산시키지 않는 내화성능도 인정받았다.
스터코 플렉스는 입자가 고운 정도에 따라 종류가 나뉘며 아주 고운입자는 내장재로도 사용하고 거친 입자는 외장재로 사용한다. 시공자기술에 따라 다양한 무늬와 텍스처로 연출 가능하다. 유럽과 미국에서 보편적으로 쓰이며 목조주택 외벽뿐 아니라 각종 사이딩, 모르타르 면, 철판, 외부 단열보드, ALC블록 등 다양한 바탕재에 간편하게 시공한다. 미국에서는 외벽 갈라짐 등에 대한 건축 소송에서 소송 건물의 보수 지정 재료로 스터코 플렉스가 사용된다고 알려져 있다. 이 주택에는 외벽 쪽에 '구조용 합판-투습방수지-스티로폼(단열재)-초벌 모르타르-메시-젯소(초벌제)-스터코 플렉스'순서로 시공했다. 경량 목구조재 사이 유리섬유 단열재가 들어가고 외부에 단열재가 한 번 더 들어가니 일반 경량 목조주택에 비해 당연히 단열은 더 좋아진다. 요즘 아파트 전원주택 할 것 없이 소형이 인기를 얻다보니 작은 바닥면적으로 최대한 효율을 높이는 공간구성이 관심사가 되고 있다. 외형은 작아서 초라해 보이지 않도록 하되 내부는 답답해 보이지 않도록 하는 게 관건이다. 건축주 상황과 형편에 따라 디자인이 달라짐은 물론이지만 조그만 공간을 여러 개 두는 것보다 선택과 집중의 원리에 따라 주요 공간은 과감하게 키우고 불필요한 공간은 제거하는게 작은 공간을 보다 넓게 사용하고 쾌적한 집을 만드는 하나의 방법이다. 가평 주택은 바로 그러한 원리를 제대로 적용해 실내에 들어서면 답답한 기색이 전혀 없고 외형도 좌우로 길게 펼쳐 놓아 왜소해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인테리어 전문가의 손길이 닿아 실내는 안정감 있는 색조와 분위기가 연출된다. 행복가득하우징 김덕호 대표가 지은이 샘플 주택은 목조주택을 짓고자 하는 예비 건축주에게 생생한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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