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수술을 경험한 건축주가 건강을 회복하고자 지난해 8월 완공한 경북 예천 120.0㎡(36.3평) 복층 ALC주택이다. 황토집과 ALC주택을 놓고 고민한 건축주는 건강성뿐만 아니라 단열성이 탁월한 ALC 주택을 선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일 년 가까이 거주한 지금 그는 모든 것이 만족스럽다고 한다.
이혁희(58세)·권은주(52세) 부부는 주택이 자리한 이 지역에서만 30년 넘게 거주한 토박이다. 원래 주택이 세워진 부지는 이웃소유였으나 그들이 이주를 하자 매입하게 됐다. 당시 바로 뒤편에 거주했던 건축주는 마을 도로와 인접한 이곳이 채광, 단열 등 여러 면에서 낫겠다는 판단이 들어 옮겼다고 한다. 주택이 자리한 종상2리는 외지고 가구 수도 얼마 되지 않는 한가로운 곳이다. 그래서 여느 시골마을과 다를 바 없어 이웃 간 친밀도가 높아 모든 것을 터놓고 산다. 주택은 이러한 마을 분위기를 그대로 전한다. 넘치거나 과한 것이 없이 단아한 모습이다.
친환경 ALC주택을 통해 건강 회복 ALC(Autoclaved Light-weight Concrete)라는 용어는 1950년대 말 유럽 기술이 일본에 도입될 당시 일본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세계적으로는 AAC를 주로 사용하며 ALC가 본격적으로 개발, 일반화된 독일에서는 현재 Porenbeton이라 쓰고 있다. 한편 유럽 일부 국가에서는 Cellular Concrete라고도 부른다.
밀도가 350~1100㎏/㎥인 고온, 고압에서 증기 양생한 물에 뜨는 기포콘크리트인 ALC는땅에 묻으면 비료로 사용할 수 있는 친환경 소재로, 이를 주택 자재로 활용할 경우 단열성 및 내화성이 뛰어나 냉·난 방비를 절감할 수 있다. 또 ALC 블록이 벽체, 단열재 역할을 하기에 별도 단열재가 필요 없어 시공이 간편하고 공사비도 줄일 수 있다. 건축주가 ALC주택을 짓기로 마음먹은 것은 이러한 점에 끌려서다. 여기에 건강도 고려했다. 큰 수술 경험이 있는 건축주는 춥고 불편한 낡은 한옥에서는 회복 속도가 더딜 것으로 여겨 전원주택을 짓겠다고 나섰다. 건강을 이유로 처음에는 황토집과 ALC주택을 놓고 고심했는데 대구에서 열린 건축박람회를 통해 ALC주택을 접하고 마음을 굳혔다. 박람회에서 전문시공업체 대림ALC주택을 만나 그 자리에서 계약을 맺었다. 권은주 씨는"완공한 지 1년 가까이 됐는데 생활에 불편함이 없었어요. 생각대로 단열성이 좋고 건강도 많이 호전돼 지금은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을 정도예요"라고 말했다. 덧붙여 그는 근사한 집을 지어 이웃들이 적잖이 부러워한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심플하면서 세련된 내부, 구들을 드린 안방 마을 도로와 인접한 주택은 단을 높여 경계를 구분했다. 친밀한 마을 분위기를 반영하듯 담이 없는 주택은 사방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남쪽으로 향을 잡고 거실을 전면에 내세운 주택의 출입구는 좌측이다. 거실 앞으로 규모가 작은 정원을 마련해 전원의 운치를 돋운 것이 포인트로 단을 높인 덱과 연결해 거실로의 이동이 편리하도록 했다. 부부만 거주하기에 내부 구성은 단순하다. 건축 면적을 최대한 활용하고자 사적 공간인 침실을 좁게 낸 대신 공용 공간인 거실과 주방을 넓게 구획했다. 인테리어를 보면 공용 공간은 심플하면서 세련되게, 사적 공간은 차분하면서 안정감 있게 연출했다. 지붕 박공 라인을 그대로 노출한 거실천장은 나무로 마감해 건강하고 세련미가 넘치는 곳으로 탄생시켰다. 전면 큰 창으로는 풍부한 햇살이 들이치고, 연이어 펼쳐지는 한갓진 전원 풍경은 꽤나 운치가 있다. 거실 맞은편 뒤쪽에 놓인 주방/식당은 하얀색 싱크대와 모던한 분위기의 테이블을 놓아 깔끔하면서 세련된 분위기다. 그 옆으로 보일러실 겸 다용도실을 배치하고 외부와 통하는 출입문을 냈다. 건축주가 내부에서 공들인 곳은 구들을 놓은 안방이다. 건강을 생각해 주택을 올렸듯 안방도 같은 이유로 구들 온돌방으로 꾸민 것이다. 단일공간으로 구성한 2층은 친척이나 손님의 방문을 고려해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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