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악산 자락에 자리 잡은 한적한 '초록마을'. 말끔히 지은 주택들 사이엔 아직 공사 중인 집도 있다. 4년 전 마음 맞는 사람들이 모여 부지를 공동으로 매입해, 한뜻으로 마을을 꾸려가는 중이다. 스무 살부터 전원생활을 꿈꿔온 건축주 이남정(39세) · 박승철(37세) 부부의 주말주택도 초록마을에 있다.
세 살박이 아이가 마음껏 뛰놀 조경 넓은 덱은, 아담한 주택을 실 평수보다 넓어 보이게 할 뿐 아니라 가족공간으로 역할을 톡톡히 한다.

건축정보
· 위 치 : 강원도 횡성군 우천면 백달리
· 건축면적 : 67.5㎡(20.4평) 1층-49.1㎡(14.8평) 2층-18.4㎡(5.5평)
· 건축형태 : 복층 경량 목조주택
· 외 벽 재 : 스터코
· 지 붕 재 : 이중그림자 아스팔트 슁글
· 천 장 재 : 벽지
· 내 벽 재 : 벽지
· 바 닥 재 : 강화마루
· 난방형태 : 가스보일러
· 식수공급 : 공동 지하수
· 설계 및 시공 : 우드선 031-573-1220 www.woodsun.co.kr

마음에 드는 집을 짓는 것은 생각만큼 쉽지 않다. 부지 매입, 토목 · 건축공사, 조경까지 모든 과정에 신경이 쓰인다. 그렇다고 업체에서 지어놓은 집을 분양받는 것은 내 입맛에 맞지 않다. 그래서 마음이 맞는 사람들이 모여 함께 부지를 매입하고 단지를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집 짓고 살 때도 혼자인 것보다 서로 도울 이웃이 있다는 점에서 좋다. 이런 이유로 35명이 모여 만든 횡성의 초록마을을 찾아가 봤다.
초록마을 이웃들은 모두가 소중한 인연이라 생각한다. 집 짓기 전, 밤나무 숲이었던 이곳에서 밤을 따고 친목회를 했던 것은 소중한 추억이다. 건축주 이남정 씨는 "입지 조건이 좋은 땅을 찾게 된 것도, 항상 배려해주는 이웃을 만난 것도 모두가 행운이에요"한다. 웹디자이너로 일하는 이 씨는 전원주택을 짓기 위해 수소문하던 중 우연히 인터넷 카페를 알게 됐다. 카페는 예비건축주들이 모여 공동으로 부지를 매입하고 함께 살 전원주택단지를 조성하고자 만든 것으로 초록마을은 여섯 번째 단지라고 한다.

동호회 결성해 단지 조성
횡성 지리에 밝은 동호회 회장을 중심으로 강원도에 부지를 보러다니던 중, 이 씨는 우천면 백달리를 보자마자 "여기다"싶었다. 완만한 언덕 위에 위치한 부지는 주변이 멀리까지 내다보이고 영동고속도로가 인근에 있어 교통도 편리하다. 남편 박승철 씨도 동의하자 바로 이곳을 매입했다.
필지는 공용 부지 20평 포함한 400평씩 분활했다. 이 씨는 북향이긴 하지만 산을 등진 지금의 필지를 원했다. 가장자리에 있어 조용히 쉴 수 있기 때문이다. 입금 순서대로 선택권을 주는 방식이라 서둘러 매입한 이 씨는 주택 착공은 7~8년 후로 미뤘다.
필지 선택이 끝난 후, 몇몇은 바로 착공을 시작했지만 부부 직장과 경제적 여건, 세 살 난 아들 때문에 선뜻 결정할 수 없었다고 한다. 그러던 중 남편 부모님과 횡성 근처에 들렀다가 땅을 보여 드리자 부모님은 "건축을 7~8년 후까지 미루지 말고 서둘러 시작하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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