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망 좋은 집] 10년 이상 내다보고 지은 기장 144.3㎡(43.7평) 복층 경량 목조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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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 좋은 집] 10년 이상 내다보고 지은 기장 144.3㎡(43.7평) 복층 경량 목조주택

2013년 6월 4일 (화) 00:00:00 | 지면 발행 ( 2013년 6월호 - 전체 보기 )

10년 이상 내다보고 지은
기장 144.3㎡(43.7평) 복층 경량 목조주택

가깝게는 들과 산이, 멀게는 바다가 바라보이는 부산시 기장군 장안읍 반룡리에 지은 144.3㎡(43.7평) 복층 경량 목조주택이다. 이제 막 모습을 갖추기 시작한 아담한 전원주택단지 전면에 자리한 주택으로 외관이 오밀조밀해 예쁜 데다 지붕에 인 연한 붉은색 아스팔트 슁글 그리고 벽에 두른 초록색 시멘트 사이딩과 여기에 포인트를 준 파벽돌로 도드라져 보인다. 부산시 중구 동광동 1가에서 영화 〈도둑들〉의 출연진이 찾았다 하여 유명해진 ‘부산삼계탕’을 운영하는 권철용(61세)·송명옥(60세) 부부가 주말주택으로 사용하다 노후에 정착할 요량으로 올해 2월에 지은 주택이다.

입면 디자인이 오밀조밀해 예쁜 데다 지붕에 인 연한 붉은색 아스팔트 슁글 그리고 벽에 두른 초록색 시멘트 사이딩과 여기에 포인트를 준 파벽돌로 도드라져 보이는 주택이다. 또한, 발코니와 퍼걸러, 포치 등을 적절히 활용한 덱은 운치를 더한다.

건축정보
위치 : 부산시 기장군 장안읍 반룡리
대지면적 : 406.0㎡(123.0평)
용도지역 : 자연녹지지역(건폐율 20%)
건축면적 : 78.5㎡(23.8평) / 건폐율 19.33%
연면적 : 144.3㎡(43.7평) / 용적률 35.53%
1층 73.1㎡(22.1평), 2층 71.2㎡(21.6평)
건축구조 : 경량 목구조
내벽재 : 1층-실크벽지. 2층-실크벽지, 월넛 루버
천장재 : 1층-실크벽지, 2층-홍송 루버
바닥재 : 강화마루
외벽재 : 시멘트사이딩, 파벽돌
지붕재 : 이중 그림자 아스팔트슁글
식수공급 : 상수도 | 난방형태 : 기름보일러
설계 및 시공 : 예스홈㈜ 070-7011-2590 http://예스홈.com

1층 거실을 2층까지 연결하지 말고 2층 전全 평을 사용하도록 하고, 2층은 반을 잘라 뒤쪽에 방을 내고 앞쪽 좌우 모두 거실로 사용하도록 해주세요. 그렇게 하면 2층에는 방 2개가 뒤쪽으로 배치되고 앞쪽 전체가 거실이 됩니다.” ― 권철용
“가능합니다만, 평수가 늘어납니다. 이 점을 고려하시기 바랍니다.” ― 김기출
“1층 주방과 거실 사이에 칸막이는 하지 마세요.” ― 권철용
“방과 거실의 칸막이는 2층의 하중 부분과 관련해 첨부한 것이고, 칸막이를 없앨 경우 공학목재를 사용해야 하므로 건축비가 조금 더 들어갑니다. 완전한 칸막이 대신 기둥과 선반 등으로 마감해 인테리어 효과를 내는 방법도 있습니다. 확인하시고 연락해 주세요.” ― 김기출
“잘 된 것 같고요. 2층에 방 치수는 그대로 두고 거실을 활용해 다용도실과 간이 주방을 하나씩 만들었으면 합니다.” ― 권철용

주방/식당을 거실 일부로 포함한 리빙 키친. 다이닝 키친의 발전된 형태로 가사 노동, 조명비, 건축비를 줄인다.

부산시 해운대구에서 아파트에 거주하는 건축주 권철용·송명옥 부부와 충남 천안시에 자리한 예스홈㈜ 김기출 과장(설계 담당)이 부산시 기장군 장안읍 반룡리에 144.3㎡(43.7평) 복층 경량 목조주택을 짓기 위해 2012년 9월부터 10월까지 예스홈 카페 (http://cafe.daum.net/YESWOOD )를 통해 김 과장이 디자인한 3D 도면을 보면서 설계를 협의하는 내용이다. 1세대 SNS인 인터넷 카페를 이용해 부산과 천안 간 거리적 제약을 극복하고 실시간으로 협의하면서 설계도면을 완성해 가는 과정이 자못 흥미롭다.
또한, 건축주가 주택 설계를 매우 중시했음을 엿볼 수 있다. 건축물 모두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주택은 건축의 3요소인 편리함과 안락함(기능), 안전함과 견고함(구조), 편안함과 아름다움(미)을 두루 갖춰야 하기에 설계가 매우 중요하다. 그럼에도 대부분은 주택 입지, 건축 구조, 시공, 인테리어, 조경 등에 비해 설계에 비중을 덜 두는 편이다. 그 결과 몸에 맞지 않는 주택을 짓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애물처럼 안고 살기도 한다. 설계를 중시하는 선진 외국의 경우 설계비가 총 건축비의 10% 정도를 차지하는 이유이다.
건축주 부부가 올해 2월 이 주택을 마련한 것은 현재 부산시 중구 동광동 1가에서 부산삼계탕을 운영하기에 주말용으로 사용하다가 노후에 정착할 요량에서다. 그러나 국내외 관광객들로 음식점이 평일보다 주말에 더 바쁘기에 주택을 짓고 출가한 딸네 가족과 단 하룻밤을 잤을 뿐이다. 고작해야 권철용 씨가 일주일에 한두 번, 그것도 평일 점심시간 이후 잠깐씩 들러 정원에 물을 주는 게 전부이다. 반면, 딸네 가족에게는 예약하지 않고도 언제나 맘껏 이용할 수 있는 전용 펜션이 생긴 셈이다. 사실 건축주 부부가 이 점을 염두에 두고 설계·시공사인 예스홈㈜ 과 설계 협의 과정에서 1층과 2층을 개별 주住생활이 가능한 독립 공간으로, 그리고 현재뿐만 아니라 10년 이상 앞을 내다보고 주택을 계획한 것이다.

단조로 디자인한 계단실.

2층 우측 거실로 1층과 달리 박공으로 디자인하고 간이 주방을 만들었다.

밝고 화사하게 꾸민 1층 안방.

2층 침실.'

행복한 노후 생활 첫걸음을 떼다
권철용·송명옥 부부는 40대 때부터 전원생활을 꿈꿔왔으나, 삶이 바빠 60줄의 나이를 앞두고 비로소 전원행을 하나하나 실천해 나간다. 인생 100세 시대에 맞춰 노후를 행복하게 보내려면, 몇 년은 더 음식점을 운영해야 하기에 입지를 해운대 아파트에서 1시간 이내 거리로 정한다. 기장 주위의 서생, 임랑, 진하 등 여러 부지를 답사하다 4년 전에 만난 곳이 부산시 기장군 장안읍 반룡리의 고무마을이다. 건축주 부부는 “해운대 아파트에서 30분 거리이고 외지지 않은 데다 무엇보다 불광산 자락 장안사가 지척이라 여기다 싶어 당시 토목공사가 한창인 정남향 부지를 구입했다”고 한다. 현재 전원주택 19세대가 들어서 단지를 이룬 아담한 마을로, 그 우측에는 전원주택 70세대가 들어서는 대규모 단지가 조성 중이다. 그만큼 경관이 빼어나다는 것인데 건축주 부부의 주택은 산으로 둘러싸인 반룡리 고무마을에서 맨 앞에 자리해 가까이는 들과 산으로, 멀리는 바다로 시선이 막힘없이 흐른다.
반룡리 고무마을이란 지명이 특이한데 기장군청에 따르면 “반룡리盤龍里의 반은 소반이 아닌 서릴 반을, 룡은 머리 두를 뜻한다”며, “장안천이 넓은 평야를 끼고 구부러지면서 폭이 넓어져 굴곡을 이루는 머리 내[頭川]에 있는 마을이라 반룡리이다”고 한다. 또한, “고무마을은 곰[熊]의 차음 표기이기도 하고, 마을 지형이 무예를 연마하기에 적합하므로 옛날에 무인이 모여 무예를 연마했다 하여 고무古武마을이다”고 한다. 여담이지만 이처럼 지명 유래를 찾다 보면 재밌는 설화와 만날 뿐만 아니라 인문적, 지리적 환경도 어느 정도 헤아릴 수 있다.
건축주 부부는 건축 구조와 설계·시공사 선정 이유를 “나무 하면 일단 마음이 편안하고 목조주택은 모양이 예쁘면서 단열성도 뛰어나기 때문에 건축 구조를 목조주택으로 정했으며, 그 후 목조주택 관련 서적과 잡지,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수집하다가 예스홈을 알았는데 오랜 건축 경험과 풍부한 시공 실적 그리고 설계 협의부터 준공까지 명료한 시스템이 맘에 들어 설계·시공을 맡겼다”고 한다.

마을 앞 전면에 자리한 주택으로 멀리서 보면 요새와도 같다.

파스텔 톤의 초록색 시멘트 사이딩과 파벽돌이 조화를 이루며 미감을 자아낸다.

주택과 정원, 덱이 어우러져 여유롭다.

인생 100세 시대, 그 첫걸음으로 마련한 게 이 주택이라는 권철용·송명옥 부부.

공간 구성, 10년 앞을 내다보다
권철용·송명옥 부부는 예스홈 설계 담당 김기출 과장에게 설계 협의 시 주문한 사항은 갖고 있는 가구에 맞춰 창호나 벽 치수를 정할 것, 1층과 2층을 트지 말고 분리해 계단실에 문을 설치할 것, 2층 계단실 좌·우측에 방을 드리고 방 앞에 거실을 배치하되 좌측에는 다각형 지붕의 베란다를 우측에는 간이 주방을 설치할 것, 1층 거실 앞에 퍼걸러를 설치할 것, 외벽은 연한 초록색 시멘트 사이딩으로 마감하고 코너 부분에 파벽돌로 포인트를 줄 것, 내벽 1층은 밝고 화사한 실크벽지로 2층은 실크벽지와 월넛 색상의 루버로 마감할 것, 전면창은 무격자창으로 하고 나머지는 격자창을 달 것 등이다.
1층과 2층을 분리하고 2층에 두 개의 거실을 둔 독특한 공간 구성에 대해 건축주 부부는 “딸만 셋을 뒀는데 출가한 딸네 가족이 찾아왔을 때 편안하게 지내도록 1층과 2층을 차단하고, 여러 가족이 동시에 찾아왔을 때를 고려해 2층 좌우에 두 개의 방과 거실을 띄워 배치하고 한쪽에 작은 주방을 만들었다”고 한다. 단조를 사용해 넓은 느낌이 드는 계단실에 단 문은 1층과 2층 공간을 분리하기도 하지만, 대류 현상에 의한 층간 열전달을 차단함으로써 냉·난방 에너지를 절감하는 역할도 한다. 1층은 부부만의 공간으로 좌측에서 우측으로 드레스룸이 딸린 방과 화장실, 거실, 주방/식당, 다용도실이 있다. 안방에 화장실을 드리지 않은 대신 화장실을 현관과 각 실에서 접근하기 편안 곳에 배치한 점이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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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철용·송명옥 부부는 “평일에는 해운대 아파트에서, 주말에는 풍광 좋은 반룡리에서 지내다 노후에 정착하려고 지은 주택인데 음식점을 운영하다 보니 주말주택이란 말이 무색하다”면서, “인생 100세 시대에 전원생활과 크루즈 여행을 맘껏 즐기며 노후를 행복하게 보내려면 몇 년은 더 노력해야 한다”고 한다. 그리곤 “음식점을 접을 때쯤이면 우리의 삶도, 이 집 정원의 수목도, 이제 막 모습을 갖춰나가는 이 마을도 지금보다 훨씬 여유롭게 보일 것이다”는 말을 덧붙인다.田
글 ·사진 윤홍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