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면이 수려한 산으로 둘러싸여 아늑하고 전면으로 참한 학동저수지가 바라보여 쾌적하기 이를 데 없다. 삼삼오오 전원주택이 들어서 전원주택 단지를 이룬 듯한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북면 영학리의 풍광이다. 길지인 데다 10여 분 거리에 싱그러운 피톤치드를 쏟아내는 30만 평 규모 편백 숲이 있으니 귀촌인이 시나브로 모여드는 것은 당연지사이다. 원주민 열여덟 가구, 귀촌인 스물다섯 가구가 서로 삶의 방식을 존중하며 한데 어우러져 공동체를 이루는 훈훈한 마을이다.

지난해 이 마을에 연면적 149.82㎡(45.32평) 복층 스틸하우스를 짓고 귀촌한 이종규(67세)·김영혜(66세) 부부. 이종규 씨는 교육연구관으로 근무하던 8년 전에 퇴직하면 시골에 아담한 집을 짓고 텃밭을 가꾸며 유유자적하는 삶을 살고자 영학리에 터를 마련했다고 한다.

“당시 마을을 찾았을 때 비포장에다 차들이 마주치면 비키지 못할 정도로 길이 형편없었는데도 버스가 다녔어요. 대한민국에 버스 다니는 길이 이렇게 좋지 않은 곳이 있나 싶었다니까요. 그럼에도 터를 마련한 것은 버스가 다니면 언젠가 길을 확·포장할 것이라는 믿음에서죠. 아닌 게 아니라 그로부터 4, 5년 지나자 길이 확·포장돼 훨씬 살기 좋은 마을로 자리 잡았어요.”

건축주 부부의 집이 들어앉은 터는 좌청룡 형국이다. 풍수를 차치하더라도 저수지 제방 좌측으로 툭 불거져 나온 소나무 군락이 용의 머리를 닮았다 하여 예전부터 마을에서 용머리[龍頭]라고 부른다.

 

건축주는 집을 짓기 전 수많은 입면도와 평면도를 그리고 마분지로 모형을 만들어 그것을 기초로 건축사사무소에 설계를 요구한다. 설계의 초점은 나와 가족이 생활하기 편한 집, 취미생활을 즐길 수 있는 집이다. 이를 바탕으로 출가한 2남 1녀 자제와 일곱 명의 손자손녀가 모두 찾아왔을 때를 고려해 넓은 거실과 세 개의 방, 가사에 편리한 넓은 다용도실, 창고와 취미생활을 겸한 다목적 공간 그리고 궂은 날씨에도 밖에서 쉬면서 차를 마시고 온 가족이 모여 고기를 구워먹을 수 있는 덱 등을 계획한다.

건축 구조는 건축 관련 연구 기관에서 발표한 구조별 단열성 테스트 결과를 바탕으로, 그 중 단열성이 우수한 스틸하우스로 정한다. 건축주는 막상 집을 지으려고 하자 경치 좋고 공기 맑아 봄부터 가을까지 주거지로 나무랄 데 없지만, 삼면이 산이라 겨울철 찬바람이 맘에 걸렸다고 한다.

“주위에서 아파트와 달리 전원주택은 단열이 문제라고 말하는데 삼면이 산이라 단열을 우려할 수밖에 없었죠. 심야전기보일러 요금과 기름값은 만만치 않고… 그렇다고 건강을 해치면서 겨울을 춥게 날 수는 없잖아요. 집을 짓고 지난 겨울을 나면서 시공사인 예진스틸하우스 전희수 사장 칭찬을 많이 했어요. 워낙 꼼꼼하게 집을 지어 애초 우려와 달리 혹한의 계절을 따듯하게 났으니까요. 심지어 해가 잘 드는 날에는 보일러를 틀지 않았을 정도예요.”

건축주는 건축 계획에 난방비를 줄이고자 벽난로와 태양광 패널 설치를 포함하지만, 시공 과정에서 전 사장이 집의 좌향이 남향이고 스틸하우스는 단열성이 좋으니 일단 한 해 겨울을 지내고 설치 여부를 정해도 된다고 제안한다. 올봄 전 사장의 ‘벽난로와 태양광 패널을 설치할까요’라는 물음에, 건축주는 ‘집이 따듯한데 왜 불필요한 돈을 들여요’라고 답했음은 물론이다.

건축주는 몇 군데에서 견적을 받아보고 그 중 믿음이 가는 예진스틸하우스에 시공을 맡겼다고 한다.

“예진스틸하우스에서 제시한 견적이 체계적이고 상세한 데다 현실적이라 믿음이 갔어요. 다른 곳은 적정 이윤을 남겨야 함에도 일단 수주부터 하고 보자는 심산인지 내가 조사한 것과는 하자 발생을 우려할 정도로 시공비가 너무 낮았어요. 그래 예진스틸하우스를 선택했는데 첫 만남에서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을 분명하게 설명하는 전 사장에게 양심적이고 성실하며 야무진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 느낌이 부지 조성 공사에서부터 건축 시공, 정원 조성 그리고 준공에 이르기까지 변함없이 이어졌어요.”

  

건축주는 집을 지을 때 인테리어보다 건강성 주거 공간으로 황토방에 더 욕심을 낸다. 황토방을 별도로 넣자니 비용이 만만찮고 모양도 나지 않아 여러모로 궁리하다가 안방을 황토방으로 꾸민다. 스틸하우스의 단열성과 황토 자재의 축열성을 접목한 찜질방인 셈이다.

“바닥은 황토 대리석으로, 벽은 황토 벽돌로 마감한 황토방이에요. 겨울에는 침대를 작은 방으로 옮기고 온돌방으로 쓰는데 뜨끈뜨끈한 게 찜질방이 따로 없어요. 또한, 안방뿐만 아니라 다른 공간도 벽체가 스타코(외단열 시스템)에다 스터드 사이에 충진한 글라스울 그리고 벽지까지 모두 여덟 겹에 이르니 집 안이 따듯할 수밖에 없죠.”

건축주는 처음에 거실을 편백으로 꾸미려고 했으나, 전희수 사장이 굳이 새집에 그럴 필요가 있느냐며 만류한다. 벽지 색이 바랠 때 편백루버로 교체하면 다시 새집처럼 되기도 하지만, 인테리어는 살면서 바꿀 수 있으므로 눈에 보이지 않는 골조 부분의 내구성과 단열성에 신경을 더 썼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전 사장에게 역시 경험 많은 전문가는 다르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어요. 집을 짓고자 나름대로 공부를 많이 했다고 생각하는데 전 사장은 미처 생각지 못한 부분을 알게 했어요. 2층 베란다에 퍼걸러를 덮어 달라고 요구하자, 전 사장은 집 짓고 잠시 잠깐 이용하는 부분에 퍼걸러를 설치하면 실내만 어두워진다고 설득했어요. 사실 지난 1년을 돌이켜보니 그곳에 앉아 시간을 보낸 게 손가락으로 샐 정도로 드물었거든요. 전 사장은 그 대신 그래야 살면서 자신을 원망하지 않는다며 집 주위에 덱을 둘러줬어요. 집 짓고 건축주와 시공사가 반목한다는데, 우리야 예진스틸하우스에서 세심하게 신경을 써 줬으니 불만이 있을 리 없죠. 지금도 전 사장에게 혹시 하자가 있으면 손을 봐주겠다는 연락이 오는데 일부러 찾아봐도 하자가 없어요.”

건축주 가족이 만족스러워하는 공간 중 하나가 스크린 골프장, 영화관, 노래방, 색소폰 연주실 등을 겸한 다목적 공간이다. 단열을 요하지 않는 부속 공간이기에 경량 철골 패널 골조로 시공했는데 전 사장이 집과 어울리지 않는다며 외벽과 지붕 마감을 집과 일치해 겉으로는 구조를 파악하기 어렵다.

“우리 집은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북적거려요. 금요일에는 친구들이 찾아와 필드에 나가기 전 스크린 골프를 즐기고, 주말에는 아이들과 손자손녀들이 영화를 보고 노래를 부르고 아주 좋아해요. 이러니 예진스틸하우스 전 사장을 고마워할 수밖에 없잖아요.”

무엇보다 아파트와 달리 색소폰을 밤낮없이 맘대로 연주할 수 있어 좋다는 남편. 처음에 전원생활을 반대했으나 맑고 상쾌한 아침 공기를 마시며 산책하는 게 좋아 이제는 도시로 나가기 싫다는 아내. 전원에서 유유자적하는 삶에 흡족해하는 건축주 부부에게서 쾌적한 주거 환경의 소중함을 되새겨 본다. 과연, 좋은 집이란 무엇일까. 이종규 씨의 설명이다. “일반적으로 좋은 집의 기준을 이러저러하게 열거하지만, 나는 ‘내가 바라는 집’, ‘내가 필요로 하는 집’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집이라고 생각해요.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듯한 집, 나와 가족의 취미생활 공간이 있는 집, 소일거리 삼을 수 있는 텃밭이 딸린 집이죠. 집을 짓는 목적을 명확하게 정한 뒤에 풍부한 시공 경험에다 양심적이고 성실하고 야무진 시공사를 만나 의견을 충분히 주고받으면 좋은 집을 지을 수 있어요.”田

글 ·사진 윤홍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