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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리모델링] 부모님이 살던 옛집 되살린 제주 주택
2020년 1월 22일 (수) 00:00:00 |   지면 발행 ( 2020년 1월호 - 전체 보기 )

부모님이 살던 
옛집 되살린 제주 주택

부모님이 살아생전에 쓸고 닦은 집은 윤기가 돌았다. 하지만, 부모의 손길이 닿지 않은 주택은 30년 세월을 이겨내지 못하고 금세 낡았다. 신축과 리모델링 사이에서 고민하던 자녀 내외는 부모와의 추억을 지우지 않기 위해 리모델링을 선택했다. 디자인, 기능, 편의성은 높이면서 추억까지 담아 ‘마당 넓은 집’을 완성했다.
구성 백홍기 기자 | 글 최광호(노드아키텍스 건축사사무소 소장) 
자료협조 노드아키텍스 건축사사무소

HOUSE NOTE
DATA
위치  제주도
지역/지구  제2종 일반주거지역
건축구조  연와조+철골구조보강
대지면적  369.00㎡(111.62평)
건축면적  103.00㎡(31.15평)
건폐율  27.91%
연면적  282.00㎡(85.30평)
   지하 98.00㎡(29.64평)
   1층 103.00㎡(31.15평)
   2층 80.00㎡(24.19평)
용적률  49.59%
설계기간  2018년 11월~2019년 3월
공사기간  2019년 5월~9월
건축비용  3억3천만 원(3.3㎡당 320만 원)

설계   노드아키텍스 건축사사무소 02-6959-3659
www.nodearchitects.co.kr
시공   늘품디자인

MATERIAL
내부마감
   천장 - 석고보드 위 비닐페인트
   벽 - 석고보드 위 비닐페인트
   바닥 - 온돌마루(구정마루 가우디파크)
단열재
   지붕 - 수성 연질폼
   외벽 - 수성 연질폼 
계단실
   디딤판 - T30 오크 집성목
창호  LG하우시스 ESS 190LS, AWS 70TT
현관  일진게이트 IS9001
주요조명  LED 몰드 펜던트. 방등 케이룩스
주방가구  제작(그린퍼니처)
위생기구  아메리칸 스탠다드
난방기구  스테인리스 하이핀 보일러(귀뚜라미)

# 건축주와의 만남
“인테리어 회사를 방문해 견적을 받았는데요. 구체적으로 어떻게 공사할지 어디를 공사할지 어떤 자재를 사용할지 의논한 적도 없는데, 1억5천만 원이면 다 할 수 있다면서 견적서를 주더라고요. 이 금액은 어떻게 나온 거지? 그때부터 의구심이 들기 시작했죠.”
아파트에 살던 부부는 신혼 시절 부모님과 함께 살던 집을 고쳐 살기로 하고, 몇 군데 인테리어 회사에 견적을 받았다. 하지만, 견적을 받을수록 오히려 머리는 복잡해졌다. 그러다 평소에 들어보기는 했지만 정확히 어떤 일을 하는지 모르는 ‘건축가’라는 직업의 사람을 지인에게 소개받았다.

# 건축주 요구 사항
설계 계약 전 건축주와 이메일로 의견을 주고받았다.
[e-mail_건축주로부터]
“궁금증 하나!
저희 집을 리모델링하는 것이 효율적인지
아니면, 전체를 부수고 다시 짓는 것이 효과적인지 궁금합니다.”

건축주로부터 짧은 세 줄의 이메일이 왔다. 몇 차례 이메일을 주고받으며 소소한 요구사항들을 추가했지만, 가장 중요한 사항은 공사비가 예상 범위를 초과하면 안 된다는 것이었다. 신축과 리모델링 시 예상 비용과 장단점을 비교 분석하고 여러 상황을 고려해 건축주가 판단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다. 그리고 한 통의 이메일을 보냈다.

[e-mail_건축가 최광호 소장으로부터]
“저는 리모델링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예산이 충분하면 문제가 안 되겠지만, 동일한 면적을 공사할 때 공사비와 공사 기간을 줄일 수 있고, 리모델링도 계획만 잘하면 신축건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마지막에 “물론 설계와 시공은 엄청나게 고생하겠지만요”라고 한 줄 더 적었어야 했다.

# 주택 상태
집은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일 년 정도 방치된 상태였다. 집도 사람과 같아 사랑과 관리를 받아야 점점 예뻐진다. 방치되면 점점 성격도 모양도 이상하게 변하기 마련이다. 물론 처음 태어났을 때 상태를 보면 주인으로부터 하나하나 관심을 받으며 잘 지어진 집이었다. 하지만, 오래전에 지은 집이라 화장실 구조가 불편했고 거실과 주방은 단절됐으며 거실엔 난방이 설치되지 않아 생활하는 데 좋지 못했다. 주택은 “저는 서른 살이 넘었습니다! 쿨럭쿨럭”이라고 얘기하고 있었다.
공사 전

# 입면 및 평면 계획
창호 기존 집에는 과하다 싶을 정도로 창문이 많았다. 창문은 외부에서 보는 건물의 인상과 내부에서 외부를 어떻게 보여줄지 결정하는 두 가지 역할을 담당한다.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벽을 철거해 창문을 새로 설치하기보다 기존에 있던 창문을 막거나 작은 창으로 만들어 디자인적인 입면을 갖추고 효율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의미 없이 뚫려 있던 창은 막고 새롭게 열기도 하면서 각각의 창에 제 역할을 찾아 주었다.
리모델링 전 주택은 필요 이상으로 창이 많아 난방 효율이 떨어졌다. 디자인적인 입면을 갖추면서 난방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불필요한 창을 없애거나 줄였다.

현관 기존 집은 마당에 면하여 정면으로 현관이 나 있었다. 집을 계획하면서 중요하게 생각한 것  중 하나가 자연스럽고 편안한 동선이다. 현관 방향을 정면이 아닌 좌측면으로 변경하면서 더욱 편리하게 진입할 수 있는 동선을 만들었다. 정면으로 노출되어 있던 기존 현관은 외장재와 석재로 막았다.
현관 방향을 바꾸면서 외부로 돌출됐던 기존 현관은 석재 외장재로 마감했다. 현관문은 단열 도어를 설치해 기밀과 단열 성능을 높였다.

공용 공간 1층은 거실과 주방으로 나뉘어 있었다. 주방에서 음식을 준비하면 거실로 음식을 옮겨 식사하는 전통적인 평면 형태였다. 리모델링하면서 거실부터 식당, 주방을 연결해 하나의 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위해 거실과 주방을 가르던 벽체를 철거했다. 구조기술사 검토를 통해 철골 구조보강을 하고, 그에 따라 지금의 주방 형태를 완성했다. 주방과 식당 아일랜드 테이블에는 개수대를 설치해 주방에 있으면서도 식당, 거실과 소통할 수 있다.
거실은 현관 복도 옆에 있는 개구부 일부만 목제 루버를 시공해 기존 주택 느낌을 살렸다.
주방 옆에 있던 작은 방 벽을 허물어 식당 공간을 확보해 주방-식당을 연결한 넓은 공간을 만들었다. 식당과 거실은 일체형이 되면서 개방감을 준다.

위생 공간 건축주와 주고받은 이메일에 이런 내용이 있었다. 
“가족이 모두 모이면 화장실에 줄을 서야 해요. 씻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려요.”
따라서 위생 공간은 자녀들이 사용하는 1층 화장실에 세면대를 설치한 파우더룸과 샤워실, 변기를 설치한 공간을 나눠 한 명이 세면대를 쓰거나 머리를 말리고 있더라도 다른 공간을 사용할 수 있는 편리한 구조로 변경했다. 
층별로 방을 1개씩 줄여 1층은 주방을 넓히고 2층은 전용 드레스룸과 욕실을 갖춘 안방을 만들었다(기존 방 6개를 4개로 줄임_도면 참조).

계단 하부엔 작은 창고가 있었다. 창고를 허물고 공간을 넓힌 뒤 수납형 벤츠를 설치해 아이들의 소소한 놀이 공간으로 만들었다. 넓은 창은 작은 창으로 교체해 외부 시선을 차단하면서 답답하지 않게 했다.

# 구조 변경 및 보강 계획
기존 벽체 철거는 최소화했다. 집의 모습을 만드는 데 방해되는 벽은 철거하고 새로운 위치에 새로운 벽을 만들었다. 물론 그에 따른 구조보강은 필수다. 또한 구조보강만큼 리모델링에서 가장 중요한 건 단열과 설비다. 단열은 철거공사 후 내부 벽체 및 지붕 하부에 리모델링 공사에 적합한 스프레이 형식의 수성 연질폼 단열재를 도포했다. 지면에 접한 바닥에는 압출법 보온판 단열재를 추가하고, 창호는 알루미늄 시스템 창호를 적용해 쾌적한 주거환경을 갖췄다. 기존에 설치한 전기배선과 위생 배관은 100% 신설하고, 구조적으로 취약한 부분은 구조 검사를 통해 철골 구조체로 보강한 뒤 외부에 드러나지 않도록 인테리어 마감을 했다.
그리고 구조보강, 단열, 설비만큼 중요한 게 하나 더 있다. 방수다. 이 주택을 리모델링할 때 가장 어려웠던 부분도 방수 처리였다. 철거공사 후 장마가 시작돼 외벽에서 빗물이 샜다. 새는 곳을 잡고 또 잡아도 어디선가 계속해서 빗물이 새고 있었다. 그야말로 ‘누가이기나 해보자’하는 심정으로 새는 곳마다 방수작업을 진행했다. 작은 틈새 하나가 곰팡이를 발생시킬 수 있고, 장기적으론 보수공사로도 이어지기 때문에 완벽한 방수는 필수다. 지루한 싸움 끝에 방수공사를 마친 시공팀에게 지면을 빌어 다시 한번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
2층에 있던 작은 주방을 막고 안방 욕실로 변경했다. 면적은 좁아졌지만, 밝고 환한 인테리어와 넓은 창을 내 분위기는 오히려 아늑해졌다.

# 마치며
기존 집은 건물 내부 전체를 목제 루버로 매우 정성껏 시공되어 있었다. 30년간 부모님이 정성껏 가꾸던 집의 기억을 일부라도 남겨놓고 싶어, 내부에 설치된 목제 루버 일부를 다시 사용할 수 있도록 조심스럽게 철거해달라고 시공사에 신신당부했다. 철거한 루버는 1층 출입구 주변에 사용했다. 집의 모습은 완전히 바뀌었지만, 어떤 집이었는지 어떻게 사랑받았었는지 기억해달라는 의미다. 앞으로도 이 집을 사랑하고 부모가 된 자녀의 이야기를 이어가리라는 마음으로 집을 위한 작은 배려를 담았다.


최광호(노드아키텍스 건축사사무소)
숭실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시드건축사사무소, 진아건축도시종합건축사무소에서 다양한 실무 경험을 쌓고, 2014년 노드아키텍스 건축사사무소를 설립했다. ‘좋은 건축은 삶을 회복시킨다’라는 가치로 교회, 단독주택, 공동체 주택, 도시재생 등 다양한 작업을 하고 있다. 주요 작품은 ‘좋은이웃교회’, ‘양평일자집’, ‘남서울교회목사관선교관’, ‘예수그이름교회’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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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 리모델링 제주 리모델링 노드아키텍스 제주 전원주택 제주 단독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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