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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 철근콘크리트주택] 실내에 바위까지… 자연을 그대로 살린 집 과천 이연재易然齋
2020년 9월 28일 (월) 00:00:00 |   지면 발행 ( 2020년 9월호 - 전체 보기 )

실내에 바위까지… 자연을 그대로 살린 집
과천 이연재易然齋

34년 된 노후 주택을 철거하고 지은 주택. 대지는 192평 정도로 개발제한구역에 위치해 자연보존이 잘 되어 있는 부분을 염두에 두고, 건물은 철거하되 수목과 자연을 최대한 보존했다. 주택은 기능에 따라 거실 존과 주방·식당 & 마스터 존으로 채를 2개로 분리했다.
최홍종(건축동인건축사사무소 대표) | 사진 윤동규 작가, 박창배 기자(메인 사진)

HOUSE NOTE
DATA
위치  경기 과천시
지역/지구  보전관리지역, 성장관리지역
건축구조  철근콘크리트조
대지면적  635.00㎡(192.09평)
건축면적  202.80㎡(61.34평)
건폐율  31.94%
연면적  603.46㎡(182.54평)
   지하 299.01㎡(90.45평)
   1층 180.79㎡(54.69평)
   2층 123.66㎡(37.41평)
   다락 80.00㎡(24.00평)
용적률  47.94%
설계기간  2018년 2월~7월
공사기간  2018년 9월~2019년 12월
건축비용  840만 원(3.3㎡ 당)

설계   건축동인건축사사무소(최홍종) 02-6959-8235
시공   제효건설(이백화)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리얼 징크
   벽 - 머쉬룸크림, 이페목, 럭스틸
   데크 - 방킬라이
내부마감
   천장 - 석고보드 위 비닐페인트, 도배지
   벽 - 석고보드 위 비닐페인트, 도배지
   바닥 - 판넬히팅위 크리마마필, 원목마루
계단실
  디딤판 - 멀바우
   난간 - 평철 위 우레탄 도장
단열재
   지붕 - T220 PF보드
   외단열 - T180 PF보드
창호  필로브 시스템창호
현관  제작
조명  기성품 매립형
주방기구  한샘
위생기구  아메리칸 스탠다드
난방기구  가스보일러(경동나비엔), 태양판시스템

모더니즘이 세상의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은 시기에 시카고학파의 거장인 루이스 설리반은 이런 명언을 남겼다.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 Form Follows Function.”
이 말은 모던 디자인에서 중요한 이념으로 자리를 잡았으며 많은 디자이너들이 이 말에 열광하며 자신들의 디자인 철학에 적용하였다. 현대 디자인 교육의 기본을 세운 독일의 바우하우스에서 출발한 모더니즘의 교육은 우리 사회로까지 전파되었고 나 또한 이런 교육을 받았다. 그러나 실무를 하면 할수록 ‘과연 기능만이 최고의 덕목인가’하는 반문을 가지게 되었고, 얼마 전 건축에 대한 강의를 할 기회가 있어서 강의 제목을 다음과 같이 정했다. 
“형태는 사고를 따른다. Form Follows Thinking.”
1층 평면도
지하 접견실 입구. 선큰을 통해 충분한 채광이 확보된다.
접견실 전경.
터파기 공사 중 원래 놓여 있던 바위를 실내에 그대로 노출했다.
상하공간을 연결해 주는 계단실.

건축은 집주인을 따른다
해가 뉘엿뉘엿 질 무렵이었다.
“선생님이 설계하신 ‘검이불루화이불치儉而不陋 華而不侈’ 개념과 같은 집을 짓고자 합니다.”
어제 통화 내용이 생생하게 귀에 맴돈다. ‘검소하지만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지만 사치스럽지 않다.’ 평소에 늘 가지고 있는 생각이지만 과연 그게 실현 가능할까? 내내 이 생각에 젖으며 늦게라도 현장은 꼭 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오후 늦은 시간에 도착한 현장이었다. 행정구역상으로는 과천시지만 양재동의 경계에 놓인 부지는 위성에서 봤던 것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우면산과 청계산의 기가 대지에 흐르지 않을까 하던 생각은 혜안이 부족한 나의 눈에는 그저 먼 산에 불과했다.
그러나 대지 우측의 작은 등산로에 들어서서는 생각이 바뀌었다. 대지는 적당한 경사를 가지고 남으로 흐르고 있었고, 그런 경사에 따라 적당한 기울기를 가진 자연이 함께 하고 있었다.
거실에 통창을 설치해 주변 풍광을 실내로 고스란히 끌어들였다.
다실에서 바라본 거실.
다실과 후정으로 가는 한식 창호.
어둑해지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북측의 야산까지 모두 둘러본 다음 간단한 현장 스케치를 마치고 다음날 건축주 가족을 만났다.
건축주 내외, 출가한 딸, 사위, 그리고 아들까지 모든 가족이 건축가를 반갑게 맞아 주었다. 간단히 인사를 마치고 건축주가 내놓은 스케치 묶음을 보고 적잖이 놀랐다. 많은 집 설계를 해봤지만 설계 의뢰를 하면서 이렇게 상세한 스케치를 준비해온 건축주는 처음이었다. 그야말로 우리 선조들이 그렸던 도면처럼 평면과 입면이 한 화면에 있는, 그리고 각 실에서 이루어질 가족들의 생활과 역사들이 빼곡히 적혀 있는 그런 설계도를 내밀었다. 
대화 내내 우리는 원래 살던 주택에 대해서 얘기를 했고, 거기서 이루어진 가족의 역사 그리고 앞으로 살게 될 가족들의 패턴, 하물며 반려견에 대한 얘기까지 나눴다. 첫 미팅을 마치고 나오는 내 머리 속에는 이 프로젝트에 대한 기대와 함께 다음의 단어를 생각했다.
“건축은 집주인을 따른다. Form Follows Client.”
두 채를 연결하는 복도. 기능에 따라 채를 2개로 분리했는데, 거실 존과 주방·식당 & 마스터 존으로 나누었다.
주방과 식당. 우측 다용도실을 통해 후정으로 연결된다.

자연을 살리고 활용한 설계
대지는 192평 정도로 가족의 새로운 역사가 시작될 집짓기에 적절한 규모였다. 개발제한구역에 위치해 자연보존이 잘 되어 있고, 향후에도 이런 주변 환경이 쉽게 변하지 않을 것을 염두에 두고 설계를 시작했다.
기존주택은 34년 된 노후 주택으로 전면 철거해야 했다. 그래도 기존 주택이 앉혀진 대지에 보존할 만한 것들이 있는지 조사한 결과 건물은 철거하되 수목들은 최대한 보존하기로 하였다. 그리고 
뒷면 우면산 자락과 연결된 계곡은 자연의 흐름을 최대한 끊지 않는 설계가 되어야 했고, 이는 향후 평면 결정에도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일정한 레벨을 가지고 만나는 길로 인하여 지하층은 자연스럽게 주차장과 연결이 되었다. 이런 경사지에서 항상 고민하게 되는 것은 집의 주 현관main entrance을 어디로 두느냐가 중요한 문제로 작용한다. 또한 대지의 서측 면은 기존의 주택단지가 형성이 되어 마을과의 교감이 충분할 것으로 예상되었고, 동측 면은 개발제한구역에 적당한 수공간이 흐르고 있어 동측 면의 향과 자연을 살려야 한다는 생각에 이르렀고, 이는 향후 설계에 상당히 반영되었다.
주방 아일랜드 싱크대는 바닥과 같은 톤으로 자연스러워 보인다.
안방 침실과 반침. 1층은 거실과 식당 그리고 마스터존이 자리한다.
2층 평면도
계단실.
2층 연결 복도.

건축주 스케치 바탕 유니크한 공간
우선 뒷 계곡에서 흘러오는 자연의 흐름을 대지에 적용해 기능에 따라 채를 2개로 분리하였다. 거실 존과 주방·식당 & 마스터 존으로 나누었다. 전면 마당은 남쪽을 향해 자리 잡고, 북측에는 지하실 채광을 위하여 썬큰Sunken을 계획해 지하 활용도를 높였다. 지하 주요 시설은 손님을 위한 공간으로 접견실, 라이브러리, 게스트룸과 A/V룸 등이 위치한다. 1층은 가족들의 사생활 공간인 거실과 식당 그리고 마스터존이 자리하고, 2층은 자녀방과 분가한 딸과 손녀 방까지 계획됐다. 계획 과정에서 다락과 옥상의 쓰임새에 대하여 논의 한 결과 작은 다락은 다른 데서 느낄 수 없는 유니크한 공간이 되었고, 계절에 따라서 옥상의 역할은 다양할 것으로 예상한다.
건축주가 최초 제안한 스케치는 설계하는 내내 유효하게 쓰였다. 세 차례에 걸치며 계획안은 그 틀을 잡아갔고, 건축 인허가를 마치고 집을 철거하기 전 현장답사에서 지금의 안인 동쪽으로 마당을 여는 계획안이 최종 완성되었다.
2층 서재. 2층은 자녀방과 분가한 딸과 손녀 방까지 계획됐다.
옥상과 연결되는 2층 침실. 옥상의 역할은 계절에 따라서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다.
다락 평면도
다락은 다른 데서 느낄 수 없는 가족만의 유니크한 공간이다.
위에서 내려다본 계단실.

그러함이 편안한 집
뒤돌아보면 이집은 시작할 때부터 자연과 인연이 있었다. 서울의 경계선에 인접한 대지는 도심에서 볼 수 없는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으며 이점에 매료가 되어 건축주는 이 땅을 구입했다고 한다. 설계과정에서도 자연을 최대한 보존하는 게 목표였다. 첫 만남의 자리에서 건축주는 가족의 프로그램을 말하면서 당호를 ‘이연재’로 하면 어떠냐고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이연재’易然齋. 그러함이 편안한 집. 나는 이렇게 해석했고 그동안 내가 주장했던 ‘쉬운 건축’과 맥이 상통했고, 공교롭게도 건축주의 자녀들 이름에도 ‘연’然이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으니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당호였다. 
건립일지 표지의 이연재易然齋는 집주인이 직접 쓴 것이다.
전면 마당 야경. 1층 주방·식당 위로 옥상과 연결한 2층 침실은 마치 카페처럼 보인다.
전면 마당. 계곡에서 흘러오는 자연의 흐름을 대지에 적용해 좌측은 주방과 식당, 우측은 거실과 마스터 존으로 채를 분리했다.
후정. 거실 및 주방과 연결돼 있어 활용도를 높였다.
2018년 10월 4일 터파기 공사 중 땅속에서 커다란 바위가 나와서 이걸 반출하는데 크레인까지 동원해야 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때마침 현장에 같이 있던 건축주에게 이 바위가 우리보다 먼저 이 땅을 지키고 있었는데 이제 숨 쉬게 해주는 게 어떠냐는 제안을 했고, 건축주는 흔쾌히 허락하여 지하 접견실 중앙부에 위치를 잡았다. 이 바위는 자연의 일부에 집을 지어야 하는 집주인의 겸허한 마을을 표현하는 이정표가 되기에 충분하리라.
뒷면 우면산 자락과 연결된 건물 전경.


최홍종(건축동인건축사사무소 대표)
20여 년 동안 도시설계, 주거단지, 주상복합 등의 다양한 프로젝트를 경험하면서 ‘건축을 좀 더 쉽게 대하는 태도’에 주목하였다. 건축설계는 치밀하고 힘든 작업과정을 거치지만, 그 시공자나 사용자는 건축이 쉽게 이해되고 사용돼야 한다는 소위 ‘쉬운 건축’을 키워드로 작업하고 있으며, 건축의 문화유전적 상관관계를 믿고 실천하고 있는 중이다. 명지대학교와 홍익대학교에서 공부하였으며 홍익대 건축공학부 겸임교수를 역임하였다. 저서로는 《집더하기삶》이 있으며, 2016년 ‘운중천 이웃집’으로 경기도건축문화제 금상, 2017년 ‘마당 통하는 집’으로 한국건축문화대상 우수상 등을 수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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