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Garden] 바람과 돌 그리고 억새의 어울림 - 제주 박헌웅 씨의 정원 | ||||
2010-01-0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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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 봐도 , 가까이에서 봐도 흥미로운 석 인 촌 헌스캐빈의 정원은 전정剪定과 후정後庭크게 둘로 구분된다. 메인이라 할 수 있는 후정은 펜션지기 박헌웅 씨가 그간 모아온 인상석人相石(사람 얼굴 모양을 한 돌)이 하나의 마을을 이루도록 구성하고 석인촌石人村으로 명명했다. "처음 정원을 가꾸었을 때는 야생화를 많이 심었지요. 하지만 개인적으로 꽃은 지는 모습이 보기 좋지 않았어요. 꽃을 구하는 과정에서 돌을 수집하는 사람들과 접하게 됐는데 완전히 새로운 세상이었죠. 자주 볼 수 없는 것이라 관심이 갔고, 접할수록 인간의 희노애락이 그대로 전해져 마음에 감동이 왔어요." 말하자면 석인촌은 그의 컬렉션을 보여주는 갤러리인 셈이다. 3m 깊이로 움푹 파인 정원에는 희귀한 인상석, 두상석頭相石, 동물상 등이 공기 다른 세계에 온 듯 독특한 기운을 발산한다. 울타리 역할을 하는 팽나무, 후박나무, 소나무 아래 경사진 벽면에는 색과 질감이 다른 수백 개의 돌과 푸른 식물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있다. 정원 넘어 멀리 보이는 제주 서북쪽 바다 풍광은 통나무집에서 창문 밖을 내다볼 때도 정원에서 휴식을 취할 때도 근사한 배경이 된다. 정원 전경을 가슴에 담고 현미경을 손에 든 것처럼 돌 하나하나를 들여다본다 '이렇게 다양한 모양의 돌이 있었구나'하는 감탄사와 함께 눈을 즐겁게 하는 것은 박 씨의 아이디어다. 선한 얼굴의 흥부부부와 귀여운 아이들이 모여있는 곳에는 '흥부네 가족', 남, 여, 아이, 어른을 연상시키는 인상석의 무리에는 '나의 모습 찾기'라는 푯말을 꽂아두었다. 특히 정원 우측부에는 지역 특성을 반영해 제주도의 여인을 상징하는 인상석들로 구성했는데 설화에서 모티브를 얻었다고. "설문대 할망은 제주도 여인상의 대표라 할 수 있어요. 죽을 쑤다 큰 가마솥에 빠져 죽은 줄도 모르고 맛있게 그 죽을 먹은 오백 장군들이 벌을 받아 돌이 되어버린 영실기암(제주 12경승지)의 전설을 표현한 작품이지요. 고통스러운 삶 속에서도 자신을 잃지 않고 억척스러울 만큼 강한 생활력으로 자녀를 훌륭하게 키워낸 제주 여인의 모습이에요."
이국적인 제주의 잔 디 정 원
헌스캐빈에 들어서면서 가장 먼저 만나는 잔디 정원은 굵은 야자수에서 이국적인 느낌이 물씬 흐른다. 너른 잔디에는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 수 있도록 배려한 흔적이 엿보이고, 계절의 마법인지 돌담 뒤로 흐드러지게 핀 억새 은빛 물결이 정취를 더한다. 박 씨가 수해 전 억새 씨를 한 줄로 심어둔 것인데 강한 번식력으로 마치 바다처럼 바람에 따라 거대한 물결을 이룬다. 잔디 정원 역시 소재로 돌이 빠지지 않는데 성인 팔 한 아름보다 더 큰 돌들이 불규칙하게 군데군데 놓여있다. 돌을 타고 자라는, 수염을 연상시키는 식물은 푹신한 쿠션처럼 아늑함을 준다. * 박헌웅 씨는 누구보다 어울림과 세월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 나무는 나무대로 돌은 돌대로 꽃은 꽃대로 아름다울지라도 주변 환경, 집과 어울리지 못하면 그것만큼 흉측한 것도 없다. 두세 번의 실패끝에 지금의 정원을 가꾸게 됐다는 그는 '이제 비로소 틀을 갖췄다'고 말한다. ' 정원은 하룻밤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며 최소한 12년은 참고 기다려야 한다'는 동화작가 타샤 튜더의 말을 유념하기에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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