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전원주택라이프



[잘 지은 집] 二色지붕을 인 異色풍경, 홍천 110.5㎡(33.5평) 복층 경량 목조주택

2011-01-13

서울-춘천고속도로 개통으로 빛을 보고 있는 지역 중 하나는 강원도 홍천군 서면이다. 지가가 껑충 뛰어올랐음은 물론이고 구불구불 산길드라이브의 어지럼증 없이 가뿐하게, 한결 단축된 시간 내 도착할 수 있는 교외가 됐다. 그러면서 산수 진경은 여전하다. 올해 초 은퇴를 선언한 60대 건축주는 5년 전 구입해 둔 서면 동막리 임야 일부를 대지로 전환하고 최근 아담한 경량 목조주택을 완성했다. 산천의 지저귐만 있는 고도 높은 이 집에선 겨울을 서두르는 늦가을 차가운 바람도 자연의 선물처럼 다가온다. 건축정보 · 위 치 : 강원도 홍천군 서면 동막리 · 부지면적 : 1386.0㎡(420.0평) · 건축면적 : 110.5㎡(33.5평) · 건축형태 : 복층 경량 목구조 · 외 벽 재 : 시멘트 사이딩, 인조석, 보드 앤 배튼(Board and Batten) 사이딩 · 지 붕 재 : 아스팔트 슁글 · 내 벽 재 : 실크벽지, 산호석 · 바 닥 재 : 온돌 마루 · 난방형태 : 수열원 히트펌프 시스템(냉난방) 보조난방-바닥난방 겸용 벽난로 · 창 호 재 : 시스템 창호 · 식수공급 : 상수도 · 설계 및 시공 : 집공작소 031-772-6970 www.aboutwood.com 별채 · 건축면적 : 34.6㎡(10.5평) · 건축형태 : 기둥-보 목구조 · 외 벽 재 : 미송 목재 널 · 지 붕 재 : 시멘트 기와 · 내 벽 재 : 황토벽돌 위 황토미장 마감(구들방) · 난방형태 : 전통 구들(구들방) 아아스팔트 슁글을 머리에 인 33.5평의 목조주택과 그 오른쪽으로 시멘트 기와를 인 10.5평 건물이 앉혀졌다. 두 건물사이 디딤판을 깔아 적당한 거리를 두고 서있다. 두종류의 지붕재가 한자리에 만나 이색적인 풍경을 자아낸다. "아내와 둘이서 살 집이라 규모는 최대한 작게 지으려고 했어요. 1층에 방 한 칸, 2층에 서재 한 칸, 시공을 맡긴 집공작소 신상용 사장님한테 그 정도만 있으면 족하다고 당부했지요. 그러다 보니 창고가 따로 필요해 굵은 나무 기둥과 보를 써서 창고를 10.5평 규모로 지었는데, 아깝더라고요. 해서 아내 소원대로 구들방을 만들고, 나머지 반은 손님 응접실로 꾸몄어요. 결국 창고에 들어가야 할 물품은 다 창고 밖 처마 밑으로 밀려난 신세가 됐지요." 사실 건축주 부부는 2002년 홍천 남면에 황토집을 짓고 전원생활을 쭉 해 왔다. 안채 사랑채 광채, 세 동으로 구성된 기둥-보 방식의 목구조 단층 황토집으로 바닥면적 합이 42평이다. "살아 보니 하루 절반은 집 관리하는 데 들어가고 햇수가 늘면서 좀 힘들게 여겨졌어요. 그래서 이번 전원주택 건축을 계획하면서 손이 안 가도 되고 관리가 수월한 형태로 짓겠다고 마음먹었어요." 황토집에 비해 관리의 용이함을 장점으로 보고 최종 결정한 건축 형태가 경량 목구조였고 구들 난방과 황토가 주는 맛을 차마 저버리지 못해 별채로 수용했다. 환경에 대한 고민… 고효율 냉난방 시스템 건축주가 희망한 대로 1층 방 한 칸과 2층 서재 한 칸을 드린 목조주택은 부부가 지내기에 부족함 없는 규모의 공간이다. 여기에 박공지붕 물매를 이용한 다락이 덤으로 생겼다. 채광이 좋은 주택 전면으로 거실을 전진 배치하고 그 후면에 주방과 바 형태의 단출한 식당을 설치한 L.D.K. 공간이 아늑한 분위기로 연출됐다. 주방 위, 좌우 방향으로 기다 랗게 설치한 다락은 2층 오픈된 거실 쪽으로 앙증맞은 양개 여닫이문을 달아 환기 및 데코레이션 효과를 낸다. 거실 측면에 벽난로를 설치했는데 바닥 난방 겸용이다. 황토집 생활을 하며 전원주택 데코레이션과 난방 등에서 노하우를 터득한 건축주는 고효율 난방 시스템 설치에 관심을 쏟았다. 아직 한겨울을 나지않아 정확한 데이터는 없으나 기름 연료를 쓰면 한 달 50만 원 훌쩍 넘을 난방비가 15만 원 정도면 충분할 거라고 예측했다. 바닥 난방 배관과 연결된 벽난로는 장작을 때는 동안 공기를 훈훈하게 덥히는 동시에 바닥 난방도 된다. 1석 2조의 효과를 보는 난방법이다. 벽난로 불이 꺼진 경우에는 자동으로 주 난방 시스템인 수열원 히트펌프 시스템이 가동된다. 지열 냉난방 시스템은 정부의 그린홈 지원사업 일환으로 정부와 지자체가 설치비용의 60%가량 보조해준다. 그런데 건축주가 문의했을 땐 신청 경쟁률이 무려 14대 1이었고 이미 올해 신청접수는 마감된 상태라 혜택을 받지 못했다. 1,200만 원여 자비를 들여 설치한 수열원 히트펌프 시스템은 지열에너지를 활용한 방법으로 10~20℃를 유지하는 땅 속 150~250m 깊이로 구멍을 뚫어 열교환기를 삽입하고 열교환기를 통해 빗물과 중수中水로부터 냉난방 열원을 만든다. 여기서 중수란 가정에서 사용한 생활 오수를 1차 정수한 것이다. 자연 에너지를 사용하고 오수를 재활용하기에 친환경적일 뿐 아니라 기름보일러 대비 80%, 심야보일러 대비 60%의 월 난방비를 절약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몇년 전 건축가 승효상(이로재 대표) 씨가 한 말이 있다. ' 요즘 친환경 자재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다. 콘크리트를 벗어나 작업할 생각은 없는가' 하고 기자가 물었을 때 돌아온 답은 '어차피 건축 자체가 자연을 훼손하는 행위다'였다. 사람은 자연을 누리자고 전원주택을 짓지만 자연은 훼손된다. 이 주택 역시 전망과 마땅한 좌향을 잡기위해 고지대에 상당한 깊이로 언덕 경사지를 다듬어 세웠다. 그 대신 건축주는 집 안에 냉난방, 온수를 공급하는 에너지만큼은 비용이 추가되더라도 자연에 해를 덜 주는 방법을 택했다. 한창 공사 중인 옆집은 절토로 나온 흙을 평지붕에 덮어 옥상녹화를 계획 중이라 했다. 어쩔 수 없이 자연에게 미안한 일, 집 짓기. 그 과정에서 자연에게 보답하려는 노력을 발견하는 것은 요사이 그리 어렵지 않다. 글 박지혜 기자 사진 홍정기 기자 < Country Home New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