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전원주택라이프



“난방비 줄게 생겼네요~” - 충주 123.7㎡(37.5평) 복층 경량 목조주택

2012-03-13

복숭아와 고추의 고장 충북 충주에서 대대로 농사를 지어온 건축주는 80년 된 흙집을 팔고 전망좋은 새로운 부지에 경량 목조주택을 지었다. 오래된 집은 해가 잘 들지 않은데다 웃풍이 심해 특히 겨울나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 건축주 부부는 난방을 하면 온기가 바깥으로 줄줄 새는 듯 했던 구옥과 달리 목조주택은 온기를 집 안에 가두는 것 같다고 말한다. 건축정보 ·위 치 : 충북 충주시 엄정면 율능리 ·대지면적 : 660.0㎡(200.0평) ·건축면적 : 123.7㎡(37.5평) ·건축형태 : 복층 경량 목조주택 ·외 벽 재 : 시멘트사이딩, 인조석 ·지 붕 재 : 이중그림자 아스팔트 슁글 ·내 벽 재 : 실크벽지, 황토미장(황토방) ·바 닥 재 : 마루, 장판(황토방) ·창 호 재 : 아르곤가스 로이 복층유리 시스템창호 ·난방형태 : 기름보일러 ·식수공급 : 지하수 ·설계 및 시공 : 팀버하우스 02-426-9400(서울) 043-853-4997(충주) www.팀버하우스.kr 지난해 금값을 자랑하던 배추 농사가 올해는 재미를 보지 못했다는 뉴스 보도를 듣고 농촌으로 내려간 때문인지 밭에 나뒹구는 배추가 유독 눈에 띄었다. 갑작스러운 초겨울 영하의 기온과 앙상한 가지만 남은 들녘 풍경 탓에 제법 토실한 배추의 모습이 더욱 튀었다. 노동의 대가를 얻지 못한 농부의 마음은 어떨지. "그냥 뽑아서 가져가유~" 대대로 충북 충주에서 논밭을 일궈 온 심재승(57세) 씨도 올해 배추농사 수익을 거두지 못했다. 남들처럼 뒤집어엎진 못하고 한 포기 두포기 뽑아 김장 담그고 지인과 손님들에게 나눠주고 있었다. 속 쓰릴 법한데 허허 웃으며 배추를 권한다. 시골인심이 이렇다. 그러면서 자신이 농사지은 게 아니라 땅과 하늘이 지었다 한다. 심재승·김혜옥(50세) 부부는 농사짓는 틈틈이 집을 올렸다. 손수지은 것은 아니지만 한창 농사가 바쁠 때는 신경 쓸 겨를조차 없었던 것도 마음 쓰였다. 그래도 가족을 통해 시공업체를 소개받았고 농지인근이라 매일 현장을 살필 수 있어 마음은 놓였다. "3대째 살던 집이 바로 이 위에 있어요. 그래서 오가다 매일 현장에 와 볼 수 있었어요. 그런데 현장에서 집이 올라가는 걸 보니 설계도면 볼 때와 느낌이 다르데요. 먼저 생활에 편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더 늦기 전에 우리 식구들에게 편하도록 약간 수정을 했어요. 다행히 업체 쪽에서 사정을 많이 봐줬어요." 독립한 두 자녀를 위한 공간은 2층에 꾸미고 부부는 1층을 주로 사용할 요량으로 계획했다. 야외 일이 많은 부부가 편리하게 쓰도록 현관 바로 옆에 화장실과 안방을 두고 주방과 거실을 오픈해 동선을 단순하게 했다. 현관에서 직선으로 이어지는 계단실을 둬 2층 사용도 편리하다. 짙은 브라운의 소나무 몰딩을 천장과 문선 등에 통일감 있게 적용해 인테리어 효과를 냈는데 자연스러운 멋이 있다. 설계와 시공을 담당한 팀버하우스 이천로 대표는"최대한 친환경적인 공간을 만들고자 노력했습니다"라며"원목을 사용해 실내 자연 조습이 가능토록 하고 모든 접착제는 친환경 소재를 사용했어요"라고 설명한다. 그 덕분에 새 집인데도 나쁜 냄새가 없어 좋다고 부부는 입을 모은다. 불편한 흙집 팔고 쾌적한 목조주택으로 3대째 살던 80년 된 흙집은 아주 불편했다. 심 씨는"웃풍이 심해 겨울에는 춥고 철마다 고쳐도 고친 표도 안 났어요"한다. 집으로 불편을 겪었던 만큼 새 집은 외형은 접어 두고 겨울에 따듯하고 살기 편리하게 짓자고 마음먹었다. 아내 김혜옥 씨는"아직 얼마 지내보지는 않았지만 올겨울부터는 정말 따듯하게 날 것 같아요. 구옥은 난방을하면 바깥으로 다 새어 나가는 기분이었는데 이 집은 난방을 적게 때는데도 아주 훈훈해요"라며"난방비를 줄일 수 있을 것 같아요"라고말한다. 부부는 황토집, 콘크리트집, 목조주택 세 가지를 놓고 고민했다. 그러던 중 빨리 짓고 단열이 좋다는 말에 목조주택으로 결정했다. 또한 목조주택은 지붕, 벽, 바닥을 이루는 구조 부재가 서로 긴밀하게 연결 돼 있어 강풍과 지진 등 외부 영향에 잘 견디고 대피시간을 지연시킨다는 점도 마음에 쏙 들었다. "이곳에 집 짓는다 하니 이웃에서 말들이 많았어요. 왜 이렇게 휑한곳에 짓느냐고. 예전 같으면 이 땅은 집 짓기 안 좋은 조건이에요. 바로 앞 강바람이 세서 춥기도 하고 지붕이 날아갈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요즘은 집을 튼튼하게 잘 지으니 그런 걱정 있나요. 오히려 전망이 시원스럽고 해도 잘 들어 전원주택 최적지에요." 건축주 말을 듣고 보니 이곳에는 하천과 하천을 따라 논밭이 있을 뿐 주택은 좀체 보이지 않는다. 모두 안쪽으로 들어가 옹기종기 모여 있다. 그러니 자신의 구옥을 포함해 전망과 채광이 불리한 주택이 더러 있단다. 집이 앉혀지기 전에는 이곳이 휑해 보였겠지만 지금은 훤한 곳이 됐다. 하천 조망권을 살리기 위해 어쩔 수없이 북쪽으로 좌향을 잡되 채광을 위해 최대한 동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리고 공간구성은 남북으로 오픈된 형태로 남쪽 채광을 최대한 이용하고자 계획했다. 전망이 좋은 북쪽에 거실을 배치하고 그 후면 남쪽에 개방형 주방/식당을 배치했다. 주방에는 창을 크게 내어 남쪽 햇빛이 앞쪽 거실까지 시원하게 들어와 채광에 문제없도록 했고 청정에너지 햇볕만으로도 겨울에도 포근한 집이 되도록 했다. 과거에는 양지바르고 물 대기 좋은 자리에 논밭을 만들고 그 이외 남는 자리에 집을 지었다. 그래서 집은 경사가 심하거나 음지에 앉혀지는 경우가 대다수였다고 한다. 그런 환경에서는 당연히 생활이 불편했을 것이다. 그런데 요즘은 경작지가 줄어들면서 양지바른 곳을 찾아 전원주택이 지어지고 농어촌주택도 현대의 공법이적용돼 쾌적하고 편리해지고 있다. 농어촌주택은 불편하다는 편견도 이제 사라질 듯하다. 심재승·김혜옥 부부의 목조주택처럼. 글 박지혜 기자 사진 백희정 기자 < Country Home New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