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전원주택라이프



강진, 월남 한옥 전원마을_남도 문화 본가本家 브랜드로 변신 중

2013-07-01

SPECIAL EDITION \| 살림집, 신한옥을 찾아서 ③ 강진, 월남 한옥 전원마을 남도 문화 본가本家 브랜드로 변신 중 마치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도 하고, 타임머신을 타고 조선시대 양반 마을에 도착한 듯도 하다. 세찬 빗줄기가 그치자 월출산국립공원을 배경 삼아 구름과 안개 사이로 속살처럼 모습을 드러낸 전남 강진군 성전면 월남리 한옥 전원마을 전경이다. 부지 4만 2030㎡(1만 2736평)를 약 660㎡(200평)씩 30필지로 분할한 마을엔 현재 신한옥이 25채 들어서 있다. 대부분 전통 목구조 오량가로 팔작지붕에 부연을 단 웅장하고 아름다우며 격조 높은 한옥이다. 글·사진 윤홍로 기자 전남도 강진군 월남 한옥 전원마을은 남도의 명산 월출산자락 남쪽 경포대 입구에 자리한다. 2006년 농림수산식품부 전원마을 사업 지구로 선정돼 총 27억 5천만 원을 투입해 2009년 말 상하수도와 도로 시설 등 부지 조성을 마친 마을로 총 부지 면적은 4만 2030㎡(1만 2736평)이며, 대지는 면적 660㎡(200평) 이내 30필지다. 2010년에 전남도 행복마을로 선정됨으로써 한옥 건축 시 무상 보조금 4천만 원과 연리 2%인 4천만 원의 융자금(2013년 기준)을 지원받는다. 현재 연면적 99.0㎡(30.0평) 이내인 신한옥 25채가 들어서 있다. 마을에 들어선 한옥 모두 대지 면적 660㎡, 건축 면적 99㎡ 이내다. 농어촌주택 양도소득세 과세 특례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서다. 이 제도는 1세대가 2003년 8월 1일부터 2014년 12월 31일까지 농어촌주택을 한 채 취득해 3년 이상 보유하고, 농어촌주택 취득 전에 보유하던 일반 주택을 양도하는 경우에 적용된다. 농어촌은 읍·면 지역(수도권 및 광역시, 도시 지역, 토지거래허가구역, 투기 지역, 관광단지 지역 제외)이고, 농어촌주택 범위는 대지 660㎡, 건물 150㎡(45평) 이내여야 한다. 단, 토지와 주택의 취득 당시 기준 시가가 2007년 12월 31일까지 7천만 원 이하, 2008년엔 1억 5천만 원 이하, 2009년 이후엔 2억 원 이하여야 한다. 강진군은 마을 입지에 대해 “월출산국립공원과 광활한 녹차 단지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수려한 자연환경은 도시 은퇴(예정)자에게 매력적이고, 특히 목포-광양 고속도로와 광주권에서 접근하기 쉬운 교통 여건 등은 전원마을로 손색이 없다”면서, “강진군은 주변 자연환경과 문화유산을 접목해 남도 문화 본가 브랜드로 만들어나갈 예정이다”고 한다. 마을에 입주한 최봉일(47세) 씨는 스스로를 행운아라고 한다. 2006년 분양 초기만 해도 거주 지역과 나이 제한에 걸려 입주 자격이 없었지만, 2009년 입주자 요건을 완화해 재분양할 때 가까스로 분양을 받았기 때문이다. 당시 입주 자격은 수도권 및 도시에 거주하는 50세 이상 65세 미만으로 생활을 문화 중심으로 영위하는 자를 대상으로 △1순위 예술과 문화에 관심이 있는 도시 은퇴(예정)자 또는 관련 직종 은퇴자 △2순위 예술과 문화 관련 현직 종사자로 지역에서 활동하는 자 △3순위 강진군 문화에 관심이 있는 자로 제한했기 때문이다. 강진군이 2006년에 서울 코엑스에서 처음 마을 분양 설명회를 할 당시만 해도 제비뽑기를 할 정도로 분양률이 높았지만, 그 후 개발행위를 위한 마을 정비 구역 지정 등 행정 절차 이행이 늦어져 사업 추진이 지지부진하자 분양받은 성미 급한 사람이 하나둘 빠져나갔다. 그러자 강진군이 2009년에 재분양할 때 전남에 연고를 둔 사람까지 입주 자격을 완화해 2011년에야 분양을 마쳤다. 30가구 중 수도권 등 외지인이 13가구이고, 이들 대부분이 귀향 세대다. 최봉일 씨 한옥 ㄱ자형 평면에 전통 목구조 뼈대(굴도리 방식) 그리고 팔작지붕 겹처마 한옥이다. 대청 격인 거실과 주방/식당을 만살문으로 구분하고, 외부로 향한 문도 세살 목창으로 안쪽은 미닫이로 바깥쪽은 여닫이 이중 구조로 설치했다. 거실의 오량천장은 물론 굴도리, 소로, 보아지 등으로 한껏 대갓집 한옥의 멋을 부렸다. 대문과 현관, 정원 그리고 토담 둘레에 깐 디딤돌이 여유롭기만 하다. 행복마을_신한옥, 주민을 하나로 월남 한옥 전원마을에 들어선 신한옥은 대부분 전통 목구조 팔작지붕 겹집 형태이며, 부연을 달고 원형 기둥을 사용해 웅장하고 아름답다. ㄱ자형 평면 구조가 주를 이루며, 앙곡과 안허리곡이 연출하는 처마선이 운치를 더하고 쪽마루를 기본으로 한 누마루와 정자는 여유롭기까지 하다. 지붕과 기단과 기둥이 어우러져 천지인天地人의 조화를 이루는 듯하다. 거주자들 모두 “이곳처럼 자연경관이 빼어난 곳에 새로 들어선 마을도, 웅장하고 아름다운 한옥도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다”고 한다. 최봉일 씨는 “처음이 중요한데 마을에 처음 들어선 한옥이 격이 높으니까, 주민 모두 그것에 눈높이를 맞췄다”면서, “주민이 목수들에게 ‘우리 집도 저런 식으로 지어 달라’고 하자, 목수들도 서로 비교되니까 신경을 더 쓴 거 같다”고 한다. 바로, 2012년 전남도 행복마을 우수 한옥 5채 중 하나인 김병열(57세) 씨 한옥을 두고 하는 말이다. 당시 행복마을 우수 한옥은 전남도 내 90개 행복마을 1200여 채 가운데 준공한 650여 채 한옥을 대상으로 심사해 뽑은 것인데, 이 한옥에 눈높이를 맞췄으니 주민 모두 자신의 한옥에 자긍심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 김병열 씨는 “마을에 들어선 한옥의 3.3㎡(평당) 건축비는 6백만 원에서 7백만 원 사이로, 주민 모두 보조금과 융자금이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이 마을은 문화 테마 마을이란 점에서 문화를 중심으로 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이제 막 들어서기 시작한 마을인데 분위기는 어떨까. 최봉일 씨는 “한옥을 지은 25가구 중 14가구만 완전히 입주하고 11가구는 도시에서 생업에 종사하느라 주말에 한 번씩 찾는데, 그럼에도 마을 청소 및 활성화, 친목 도모 등 대소사를 의논하기 위해 매달 많은 주민이 자주 모일 정도로 단합이 잘 된다”고 한다. 김병열 씨 한옥 2012년 전남도 행복마을 우수 한옥 다섯 채 중 하나이다. ㄱ자형 평면에 한식 뼈대로 집을 짜고(굴도리 방식) 겹처마 팔작지붕을 올렸다. 거실과 주방/식당 사이 내벽 중인방 위에 창을 내 두 공간이 막힌 듯 닫힌 듯 호응한다. 누마루와 쪽마루, 대리석 외벌 기단과 디딤돌, 석가산처럼 조성한 정원이 정갈하다. 누마루에서 내려다본 정원은 그 자체가 축경미의 진수다. 격조 높은 한옥 물결_한옥에 살어리랏다 전남 강진군의 아파트에 살다가 지난해 월남 한옥 전원마을에 입주한 최봉일 씨. “담을 쌓고 정자를 짓고 정원도 신경 써야 하고, 아직 할 일이 태산이라 한옥의 멋과 맛을 제대로 느끼지 못해요. 마당에 심은 나무에 물을 주면서 한옥에서 사는 재미를 느껴야 하는데, 지금은 ‘어서 나무에 물을 주고 담을 쌓아야지’ 그런 생각뿐이에요. 밤에야 겨우 짬을 내 산책 삼아 마당을 거닐며 별을 볼 정도죠.” 최봉일 씨는 전통 목구조 팔작지붕 겹처마 한옥을 지은 후 직접 토담을 쌓고 있다. 그는 한옥을 지을 때에도 퇴근 후 하자 요인을 줄이기 위해 이곳에 매일같이 들러 시공 과정을 점검하며 시공 업체와 의논했다. 입주한 후 정작 본인보다 집들이 온 친구들이 한옥의 매력에 푹 빠진다고. “전남도엔 여러 형태의 한옥이 많이 들어섰잖아요. 그저 그런 한옥이려니 하고 친구들이 찾아왔다가 먼저 마을에 반하고, 다시 우리 집 한옥에 반해요. 사실 나도 강진에서 줄곧 살았지만, 산을 깎아 마을을 조성하기 전엔 이 마을을 몰랐으니까요. 한옥을 짓고 살면서 지금은 아파트와 달리 아이가 스트레스 받지 않고 맘껏 뛰어다닐 수 있다는 것, 여름에 시원하고 겨울에 따듯하다는 것, 자고 일어나면 몸이 개운하다는 것 정도만 느껴요. 바쁜 일 마저 끝내고 여유롭게 전원 속 한옥의 삶을 즐겨야죠.” 최봉일 씨는 지난겨울 혹한의 날씨에 러닝만 입고 지냈음에도 월평균 난방비가 16만 원밖에 나오지 않았다고. “우리 집은 단열에 신경 썼지만, 오량천장이라 고가 높기에 아마 기름보일러를 땠다면 난방비가 월평균 1백만 원은 넘게 나왔을 거예요. 250만 원 하는 화목보일러를 설치해, 한 달 나뭇값 16만 원 정도로 지난겨울을 났어요. 기름보일러와 비교하면 두세 달 만에 본전을 다 뽑은 셈이죠.” 순천에서 전원 속 한옥에 살고 싶어 아무런 연고도 없는 이곳으로 이주한 김병열(57세) 씨. “우리 집은 한옥 공정별로 전문 업체에 각각 맡기고 자재 선정에서 시공까지 하나하나 챙겼어요. 순천에서 직장 생활하며 주말마다 이곳에 들러 한옥 짓는 과정을 지켜보았죠. 그렇게 온갖 정성을 쏟아서인지 2012년 전남도 행복마을 우수 한옥에 뽑혔어요.” 김병열 씨 한옥은 팔작지붕에 부연을 달고 누마루를 낸 ㄱ자형 겹집 구조이다. 겉은 한옥이고 안은 현대식인 한옥에서 탈피하고 싶었다고. “전통 한옥처럼 안팎이 같은 한옥을 원했어요. 인방도 5치(약 18㎝)를 사용해 안이나 밖이나 뼈대가 한결같아요. 창호도 세살 목창에 외부는 유리로, 내부는 한지로 마감해 고풍스럽고요. 특징은 부엌에서 일하며 거실에 있는 텔레비전을 보거나 가족과 얘기하도록 거실과 부엌 벽체 중간에 세살 목창을 단 것, 그리고 한옥은 창고가 부족하기에 우측 툇간과 부엌, 방 위에 39.6㎡(12평) 다락을 드린 거예요.” * 월남 한옥 전원마을 거주자들은 “이 마을에 한옥을 짓고 사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면서, “경치 좋은 국립공원 가까이에 요즘 어느 누가 맘대로 한옥을 짓고 살겠어요”라고 되묻는다. 이만하면 도시 은퇴자가 꿈꾸는 지상에서 가장 행복한 한옥마을이 아닐까. 田 < Country Home New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