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와 농촌, 아파트와 단독주택이 공존하는 인천시 서구 마전동 마전지구에 자리한 330.6㎡(100.0평) 3층 스틸하우스다. 텃밭 너머로 보이는 아파트에 견줄 만큼 곧게 올린 집임에도 유럽의 궁전처럼 웅장함과 아름다움이 배어난다. 층마다 덱(Deck)과 발코니를 뽑고, 다양한 형태의 창을 여러 개 내고, 외벽에 스타코(Stucco : 치장 벽토)를 주조로 하여 파벽돌로 포인트를 주고, 지붕을 모임형으로 꾸몄기 때문이다. 이 집은 비성건축(구舊 비성스틸하우스) 심태영 대표의 살림집이자 회사 겸 전시장이다. 2008년 인천광역시 서구청 주거 부문 최우수 건축물이기도 하다.
인천시 서구청 마전동 마전지구 54블럭, 이제 막 자리를 잡은 아파트 단지를 돌아들면 제법 넓은 텃밭과 나지막한 산자락 사이로 아름다운 집이 모습을 드러낸다. 330.6㎡(100.0평) 3층 스틸하우스로 전원주택을 전문으로 설계 시공하는 비성건축의 사옥이다. 1층 148.6㎡(45.0평)은 사무실 겸 전시장이고, 2층 115.8㎡(35.0평)와 3층 65.5㎡(19.8평)는 살림집 겸 모델하우스이기에 전원주택 건축 상담은 물론 갖가지 자재들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이 집은 아담한 잔디 마당과 넓은 덱(Deck)이 어우러져 전원 속 여유를 느끼게 한다. 도시형 전원주택은 대지가 작기에 집을 짓고 나면 마당이 협소함에도, 전이공간인 덱과 마당을 일체화하여 시각적으로 확장감을 주었을 뿐만 아니라 자연석과 나무그네·벤치까지 놓았다.
전원주택의 진면목을 한눈에 비성건축 심태영 대표는 세월의 흔적이 켜켜이 쌓일수록 품격을 더하여 가는 유럽의 고궁古宮을 염두에 두고 집을 구상했다. 외벽은 요철凹凸을 주기보다 곧게 쌓아올리되 사면에 크기와 형태가 다양한 여러 개의 창을 내고 층마다 덱과 발코니를 뽑음으로써 웅장함과 아름다움을 더했다. 지붕은 흔한 박공이 아닌 안정적인 모임 형태로 구성했다. 지붕의 진한 밤색 이중그림자 아스팔트 슁글과 조화를 이루는 연한 갈색 스타코로 외벽을 마감하고 파벽돌로 부분부분 포인트를 주어 입체감을 살렸다. 1층은 비성건축의 업무 공간으로 사무실과 휴게실, 상담실, 전시실 그리고 주방/식당과 남녀 화장실, 보일러실 등이 있다. 예비 건축주들의 이해를 돕고자 사무실 천장에는 세 가지 형태의 등燈 박스를 설치하고, 휴게실은 상담 대기 중 지루하지 않도록 경관 좋은 전면에 배치했다. 상담실은 각종 건축재를 진열한 전시실과 단 차를 두어 아늑하고 차분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현관 전실前室 좌측에는 2, 3층 주거 공간으로 통하는 'ㄷ'자형 계단이 있다. 삼면이 벽체이기에 전면에 대형 창을 내고 천장에 웅장한 원형 등 박스와 펜던트를 설치하여 밝고 시원스런 공간으로 꾸몄다.
가족의 유대와 편안함을 강조 2층은 주거住居의 중심으로 전면에 부부 침실과 거실을, 후면에 주방/식당 및 다용도실, 방, 욕실 등을 배치했다. 부부 침실은 포켓 도어로 드레스룸/파우더룸을 그리고 여닫이문으로 욕실을 구분했다. 화사하고 온화한 침실에는 등 박스를 팔각형 안에 라운드형으로 처리하여 그에 어울리는 원형 등을 달고, 한쪽 벽면에 피아노 건반 형태로 보관함을 설치했다. 침실뿐만 아니라 욕실도 녹지 공간 쪽 전망을 고려하여 넓은 창을 설치함으로써 닫힌 공간이 아닌 열린 공간으로 끌어올렸다.
특히 거실과 주방/식당을 독립 배치한 점이 눈에 띄는데, 심태영 대표는 음식 냄새의 확산을 방지할 뿐만 아니라 프라이버시와 유대 강화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거실과 주방/식당을 '一'자형으로 구성하면 거실에서 주방 일을 하는 사람의 뒷모습이 빤히 보이는데, 여름철 얇은 옷을 입을 경우 속옷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또한 식사 중 시선이 거실의 텔레비전으로 쏠리기에 집중이 안 되고 가족 간 대화도 사라집니다. 그런 이유로 각 실의 고유 기능을 살려 배치한 것입니다." 2, 3층을 잇는 계단 역시 의사 소통이 가능하도록 오픈하고 고급 단조 난간을 사용하여 미적으로 처리했다. 계단 디딤판을 대각선으로 연결시켜 동선이 한결 부드럽고, 계단실 천장을 물결 모양으로 꾸며 느낌이 경쾌하다. 궁전처럼 아치형으로 꾸민 높은 거실 천장, 낙엽송(Larch) 판재를 사용하여 모자이크 처리한 컬러풀한 아트 월, 벽면과 천장에 아트 박스를 매립하고 여러 가지 색상의 조명등을 교차시킨 복도 등은 동화 속의 집을 떠올리게 한다. 3층은 아이들만의 공간으로 방과 서재·가족실이 자리한다. 2층과 마찬가지로 창이 많은 데다 각 실마다 벽지 색상을 달리하여 마치 전원 카페에 온 듯한 분위기다. 한편 기도실로 만든 5.3㎡(1.6평) 다락방은 포켓 도어를 설치하여 간섭을 피하고 햇살이 들이치는 양쪽 벽면을 십자가로 디자인했다. 조용하면서 온화한 분위기가 흐르는 기도실은 심 대표가 아내에게 선물한 공간이다. 집 안 분위기가 한결 밝고 화사한데 창이 많은 이유도 있지만, 기성품이 아닌 낙엽송 판재로 수가공한 몰딩, 등 박스, 문의 아치 등도 여기에 한몫을 한다. 낙엽송은 나뭇결이 아름답지만 육질이 단단하여 다른 재목에 비해 가공 시간이 두 배 이상 걸린다.
* 비성건축의 회사 겸 모델하우스로 사용하는 이 집은 전원주택의 진수를 여실히 보여준다. 특히 전원주택의 특권인 자연 경관을 집 안 깊숙이 담아낸 기법, 아름다운 외관과 짧고 편리한 동선, 가족의 연령과 자녀 간 그리고 자녀와 부모 간 프라이버시를 고려한 실의 배치 등이 돋보인다. 또한 다양한 전원주택 건축 자재들이 실제로 어떻게 접목되어 집 안 분위기를 연출하는지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田 글 윤홍로 기자 사진 서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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