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을 좋아하는 부인 최미숙 씨와 강을 좋아하는 남편 변주섭 씨에게 정면으로 낙동강이 흐르고 그 뒤로 오봉산이 솟은 이곳은 그야말로 안성맞춤전원주택지다. 건축주 부부는 향을 버리고 강과 산을 보는 쪽으로 주택 자리를 잡았을 만큼 조망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 조망을 담고자 노력한 흔적이곳곳에서보이는174.9㎡(53.0평) 복층경량목조주택이다.
삭막한 도시 안 고층 아파트에 거주하는 이들이라면 대부분 공감할 것이다. 가족 간의 대화가 뜸해지고 점점 얼굴 마주치는 횟수도 줄어든다. 푹 잤다고 생각했는데 몸은 영 개운치가 않다. 주말이라도 쉬고 싶으나 밀린 약속을 해결하느라 그나마도 힘들다. 174.9㎡(53.0평) 복층 경량 목조주택을 지은 변주섭(48세)·최미숙(46세) 건축주 부부가 전원주택을 짓겠다고 나선 데에는 아파트 생활에서오는 가족 간의 대화 단절과 건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아침 7시억지로 깨워야 일어나 출근하던 남편은 이제 5시면 일어나 잡초를 뽑고 텃밭에 물을 주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부부가 함께하는 시간이많아지면서 자연스레 대화도 늘었다. 최미숙 씨는"직장 생활로 매일 술에 찌들어 들어오던 남편이 이곳에오면서 그 횟수가 크게 줄면서 건강이 몰라보게 좋아졌어요"라면서 환한 웃음을 짓는다. 덧붙여 그는"주말이면 친구 만나러 나가던가 종일소파에 묻혀 있었지만 지금은 정원에 살다시피 해요"라고 말했다.
사람 흔적 물씬한 정원"남편이 달라졌어요" 넓지 않은 정원 곳곳에서 사람의 흔적이 묻어난다. 꽃과 나무가 심어져있는 모양이 한눈에 봐도 전문가 솜씨는 아닌 듯하다. 그래도 파릇하게올라온 잔디며 정돈된 주위를 보면 오랜 시간 정성을 들여 가꾼 것만은확실해 보인다. 그런데 건축주는 입주한 지 한 달밖에 되지 않았다고한다. 아침저녁으로 평일, 주말을 가리지 않고 남편 변주섭 씨가 혼자힘으로 정원과 텃밭에 나무를 심고 작물을 가꾼 결과다. "한 달 동안 거의 쉬지 않고 꽃과 나무를 심더라고요. 지금 정원에 있는조명 기구들도 사서 직접 설치한 거예요. 텃밭도 혼자 땅을 일궈 작물을 구해 심었고요. 사람이 이렇게 달라지나 싶었다니까요." 부지는 남과 북으로 기다란 형상이지만 주택은 동쪽을 보고 놓였다. 단지 내 도로에서 대문이 남쪽으로 나 있음에도 굳이 동쪽으로 앉힘으로써 정면은 좁고 측면이 넓은 모양새가 됐다. 따라서 정원도 정면이 아닌 측면에 자리한다. 향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주택이 바라보는 방향 즉 동쪽으로 낙동강이흐르고 그 너머로 오봉산 줄기가 넓게 펼쳐진다. 건축주는 강과 산이동시에 조망되는 부지에 반해 이곳을 전원주택지로 낙점했기에 부지 형상에 상관치 않고 주택 향을 잡았다."남편은 물을 좋아하고 저는 산을 좋아해요. 그래서 남편은 바다나 강근처에, 저는 산과 가까운 곳에 짓자고 고집했어요. 마땅한 곳을 찾다여기는 산과 강이 동시에 있으니 망설일 이유가 없었어요." 부부가 동시에 만족하는 땅을 찾고 나서는 일사천리로 일이 진행됐다. 여러모로 알아본 결과 자신들이 선호하는 스타일의 주택을 시공하는더하우스를 점찍고 몇 차례 만남을 가진 후 바로 계약을 맺어 공사에들어갔고 한 달 전 입주했다.
모든 공간을 조망을 고려해 배치하다 강과 산을 동시에 조망할 수 있는 경관을 놓치지 않고자 주택은 다양한 형태로 이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넓은 창을 곳곳에 배치하고 테라스, 발코니를 설치하고 전망 좋은 곳은 다각형으로 건축물을 구성해여러 방면에서 밖을 볼 수 있게 했다. 2층까지 오픈한 거실을 전면에, 그 뒤로 주방/식당을 놓았으며 좌측에주방/식당과 응접실을 배치했는데 다각형 응접실은 면마다 창을 설치해 여러 각도로 외부 조망이 가능하다. 2층도 조망을 생각해 공간을 구성하려 한 모습이 역력하다. 양옆에 위치한 두 방 앞으로는 테라스와 발코니를 뒀고 두 방을 연결하는 복도는 거실 쪽으로 오픈해 복도에서도 저 멀리 낙동강과 오봉산이 보이도록 한 것이다. 전체적으로 인테리어는 화사하고 깔끔하다. 불필요한 자재를 쓰지 않고 벽지와 대리석으로 174.9㎡(53.0평) 내부를 꾸몄다. 포인트라면 주황색 계열로 칠한 아치형 주방 입구와 아일랜드 식탁 위 몰딩이다.
* 최미숙 씨에게 이제 한 달 지났는데 기분이 어떠냐고 물었다. "이제 시작이니 서툰 것 투성이지요. 한 번은 남편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텃밭에 심은 작물에서 호박꽃이 피었다며 좋아서 사진을 찍어 친구들한테 보여줬는데 오이꽃이라지 뭐예요. 아무것도 모르고 우리가 좋아서 시작한 전원생활이어서 그런지 하루하루가 재밌어요."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