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23대 고종의 능인 홍릉으로 유명한 강화읍 국화리의 강화 주택은 햇살 가득한 넓은 대지 위에 아담하게 자리하고 있다. 야트막한 산이 집을 둘러싸고 주택 앞뒤로 넓은 마당이 자리하기에, 평지임에도 전망이 답답하지 않고 시원스럽게 트여 있다. 외벽은  깔끔한 느낌을 주는 화이트 톤 스타코를 두르고, 스페니쉬 점토 기와와 어울리는 파벽돌로 주택 하단부에 포인트를 줬다. 강화 주택은 단층임에도 전면에 덱을 깔아 확장감이 들고, 외벽엔 고대 신전에서 볼 법한 기둥 모양의 몰딩으로 웅장함이 감돈다. 자칫 밋밋할 수 있는 스타코 외벽 곳곳에 디자인 요소를 접목시켜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강화 토박이 건축주 부부는 30년 동안 거주해 온 슬래브 주택을 헐고, 건강한 노후생활을 위해 경량 목조주택으로 신축을 계획했다. 우선 집을 짓는 동안 거주할 곳이 필요했기에 새집이 완공된 후 기존 주택을 철거하기로 했는데, 다행이 대지가 넓은 편이라 기존 슬래브 주택 앞쪽에 집터를 정했다.
 

“주택박람회에 갔다가 전원주택 관련 책을 몇 권 구입해 봤어요. 맘에 드는 집을 몇 채 골라 해당 시공업체를 둘러봤죠. 그 중 건축 상담 차 들른 태성하우징 대표와 이야기를 나눠 보니 여기다 싶더라고요. 그래서 설계부터 시공까지 모두 믿고 맡겼어요. 천장 디자인도 마음에 들고, 특히 주방의 식탁 부분이 너무 좋아요. 우리가 복이 많은 것 같아요. 태성하우징을 만난 걸 보면 그래요”라고 말하는 건축주 부부는 새집에 대한 만족도가 무척 높아 보인다.
 

일반적으로 풍수에선 남향과 배산임수를 으뜸으로 꼽는다. 강화 주택은 두 가지 모두 충족하는 데다 현관을 동향으로 배치해 좋은 기운이 집 안으로 흐르도록 했다. 현관을 지나 중문을 열면 알록달록 꽃이 그려진 디자인월이 가장 먼저 손님을 반긴다. 폭이 짧은 복도를 중심으로 우측엔 안방을 배치하고, 좌측으로 거실과 주방, 자녀방, 황토방으로 구성했다. 거실은 박공지붕 형태를 살려 천장고를 높이고, 주방 천장은 안정감이 들도록 평천장 형태로 마감했다.
 

강화 주택 중앙 부분엔 공용 공간인 거실과 주방을 두고, 양쪽으로 사적 공간인 방을 배치했다. 각각 방에서 중앙(거실과 주방)으로 모이는 동선으로, 가족 간에도 서로에게 간섭되는 동선이 생기지 않도록 계획했다.
 

태성하우징 이서연 이사는 “원래 현관 앞 복도를 넓게 설계했는데, 아무리 봐도 수납 공간이 부족해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사용 빈도가 낮은 복도의 폭을 과감히 줄이고, 수납 창고를 짜 넣었어요. 청소기처럼 자주 사용하는 물건은 주방 안쪽에 있는 다용도실보다 거실 쪽 수납 창고에 두면 동선이 짧아져 더 편하잖아요”라고 말한다. 건축주 부부의 생활 패턴까지 고려해 세심하게 신경을 썼음을 알 수 있다.

 

남향으로 커다란 창을 내 하루 종일 햇볕이 들어 따뜻한 온기가 감도는 안방.
동쪽 창은 사생활 보호를 위해 창의 크기를 줄였다.


박공지붕의 형태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아담한 다락. 푸르른 하늘이 보이는 듯한 기분이 드는 벽지를 발랐다. 

 

건강한 삶을 꿈꾸는 건축주 부부는 콘크리트 대신 경량 목조주택을 선택하고, 인테리어 자재 역시 친환경 제품 위주로 골랐다. 거실 아트월과 복도 디자인월은 대리석 대신 게르마늄 소재가 들어간 제품으로 선택했다. 게르마늄은 인기 있는 친환경 인테리어 자재로 습도 조절과 탈취 기능이 뛰어난 것이 특징이다.
 

서재로 사용하는 황토방은 엑셀 파이프와 자갈을 깔고, 그 위에 황토로 마감했다. 벽면은 황토 미장 후 한지 벽지와 편백나무로 시공했다.
 

“황토방은 아궁이가 있는 구들 난방 방식은 아니지만, 한옥 구들방 느낌을 내려고 井자로 반자틀을 짜고 가운데 칸에 사각 목등을 달았어요. 바닥은 전통 방식으로 콩기름을 바른 장판으로 깔았고요”라며 건축주는 말한다. 황토방에 들어서면 콩기름과 황토, 편백나무의 향이 어우러진 구수한 향이 코끝을 간질이는데, 차분하고 머리가 맑아지는 듯하다.

 

 

 

 

*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것에서 시작된 강화 주택은 어느 한쪽이 고집을 부렸다면 이처럼 수려하게 완성될 수 없었다. 시공사는 건축주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하며 집을 지었고, 건축주는 시공사를 믿고 과도한 요구를 하지 않았다. 

 행복한 웃음이 끊이질 않는 강화 주택에서 다정한 건축주 부부의 건강한 백세시대가 이어지길 바란다. 田

 

현관에서 거실 창 앞까지 덱을 깔아 궂은 날씨에도 이동에 불편하지 않도록 했다.
덱 위로 서까래를 올린 듯한 모양의 포치를 설치했다.
주택 배면(상)과 측면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