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31 대책의 배경
참여정부가 주택 뿐만 아니라 토지시장에도 규제의 칼을 빼들었다. 토지 소유의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최근 몇 년간의 지가 상승이 10년 주기설을 반영하듯 지속될 것으로 보여서다.

지난 8월 행자부의 세대별 토지소유 분포 현황을 살펴보면 상위 1%가 전체의 34.1%를, 3%가 52.9%를 소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가변동률 산정이 시작된 1975년 이래로 년대별 평균 15~30% 정도의 두 자릿수 상승률이 보이던 지가가 90년대 들어 (-)성장으로 안정세로 돌아섰는가 했더니 2000년대 들어 다시 상승해 3~8% 대를 기록했고, 토지거래량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올해 들어 이미 두차례 규제책을 발표했고 토지거래허가구역 및 투기지역을 대거 지정했지만 대규모 국책사업과 저금리 지속으로 부동자금이 끊임없이 토지시장으로 흘러들어와 상황을 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러나 이번 규제는 토지의 취득에서 보유, 개발, 양도까지 전방위로 진행되기 때문에 시장의 위축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단기적으로 지가의 10% 수준의 하락이 예상된다. 단기 투자 이익보다는 실수요자 위주의 장기 보유로 시장이 재편될 것이다. 자금력이 있는 투자자들의 장기 투자와 개미군단의 공동투자로 투자 패턴이 양분될 것이며, 특별한 요인 없이 풍선효과 등으로 가격이 급상승한 일부 지역은 지가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다.

반면 장기적으로는 거시적인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부동자금 투자처가 여의치 않다면 여유자금이 다시 토지시장으로 유입,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지가가 재반등할 수도 있다.

● 8.31 대책 이후 투자 전략
그렇다면 강화된 규제 속에서 어떤 투자 전략을 세워 대처해야 할까? 우선 8.31 대책을 면밀히 검토함은 물론이고 토지시장의 크고 작은 변수도 살펴야 한다.

우선 행정도시, 기업도시, 공기업 이전, 혁신클러스터 조성 등이 전개과정은 여전히 지가를 움직일 재료가 된다. 제4차 국토종합계획의 수정, 토지적성평가에 따르는 관리지역 세분화 등도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국토종합계획 수정에 따라 부풀려진 호재 지역이 조정되고 신규 호재지역이 생겨날 수 있다.

2020년까지 진행되는 토지적성평가로 2000년 기준으로 전국토의 26%에 이른 투자성 높은 준농림지(현 관리지역)가 축소될 것이다. 관리지역이 계획·보전·생산관리지역으로 세분화되어, 과거 준농림지와 같은 계획관리지역이 약 19% 정도로 낮아져 희소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관리지역 세분화는 2005년까지 수도권, 광역시 및 광역시 인접 시·군이, 2007년까지 모든 지역에서 진행되는데,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가속도가 붙고 있어 세분 내용에 따라 투자가치가 크게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지역적으로 살펴보면 수도권은 지가 하락의 영향에서 다소 자유로울 것이다. 수도권 순유입 인구를 보면 98년 9천 여 명에서 2002년 20만 명에 이르는 등 지속적인 증가 추세다. 도시화율도 95년 45.2%에서 2002년 47.2%로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반면 인구 3,000명 이하 면은 ’90년 152개에서 ’00년 447개로 10년 만에 3배가 넘었다. 면단위 인구가 계속 감소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최근 유가 폭등과 경기 침체가 계속되면 수도권 인구 유입은 더욱더 증가할 것이다.

그러므로 수도권의 투자가치는 높아질 것이다. 이에 따라 수도권 인근 아파트를 지을 만한 땅의 가치가 뛸 것으로 보인다. 그밖에 고속도로 개통의 효과가 예상되는 지역과 남북 교류에 따라 경기 서북부 일부 지역과 일부 접경지역의 투자 가치는 올라갈 것이다. 반면 토지시장이 양극화됨에 따라 주변에 별다른 개발재료가 없는 영·호남 지역 투자가치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목별로 살펴보면 농지의 경우 농지법 개정에 따라 오는 10월부터 도시민의 농지 소유 제한이 없어지고 내년 1월 22일부터는 평당 34,050으로 부담이 컸던 농지조성비가 공시지가 기준으로 적용된다.

도시민이 위탁영농을 통해 농지를 1,000㎡ 이상 소유할 수 있게 되므로 대도시, 행정도시, 기업도시, 공기업 이전지 인근 등 향후 도시화가 예상되는 지역은 개발할 수 없는 농지라도 투자가치가 올라갈 것이다. 또한 농지조성비 부담이 줄어 수도권에서 가깝고 공시지가가 비교적 적은 충청ㆍ강원권 전원 및 주말주택 건축이 활성화 될 것이다.

반면 실수요가 아닌 농지 구매는 8.31 대책에 따라 일명 ‘토파라치’에 의해 적발될 가능성이 높아 주의를 요한다. 그러므로 자주 찾아갈 수 있는 곳에 농지를 매입, 영농 기간을 충분히 확보하는 것이 좋다. 또한 기획부동산이 영농법인을 세워 주말농장의 형태로 영업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주말농장 형태의 농지 매매시 적정 가격 여부 등의 판단이 필요하다.

임야의 경우 최근 산지관리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등이 변경되어 구입할 때 주의해야 한다. 종전에는 토지사용승락서로 건축이 가능했지만 이제는 자기 소유 임야가 아니면 건축을 할 수 없다. 또한 ’07년 산지이용구분도 변경(1/25,000에서 1/5,000)에 따라 일부 부지가 개발 가능한 준보전산지에서 보전산지로 바뀔 수 있으므로 토지이용계획확인서 발급시 산지이용구분도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임야의 경우 규제가 상대적으로 많으므로 관공서를 찾아 개발 가능 여부 등을 충분히 검토한 후 매입하는 것이 좋다.

그밖에 주5일 근무제 확산에 따른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로 소규모 주말주택 수요가 증가하고 관광레저산업이 활발해짐에 따라 이들 용지의 수요가 증가할 것이다.

● 투자 유의사항
마지막으로 투자시 유의사항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토지 투자의 매력은 무엇보다도 다른 부동산에 비해 높은 수익률이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변화된 정책에 따라 투자 수익률을 예년보다 다소 낮추고 실수요자 중심, 장기 보유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보다 높은 수익과 안전한 투자를 기대한다면 전문 컨설팅을 받는 것이 좋다. 그밖에 장기 불황이 이어지면 신부동산 창업 인구가 늘어 신규 개업 중개인을 통한 무분별한 투자 유치도 성행할 것이므로 주의해야 한다.

◈ 자료 : (주)JMK플래닝 정보사업팀 02-2040-67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