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호숫가로 제철 모르는 단풍이 흘러드는구나

어제 한려해상국립공원으로 유명한 통영 미륵도에 다녀왔습니다.
통영시 남쪽에 자리한 섬으로, 2개의 다리와 1개의 해저터널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현재 이 섬은 관광특구로 지정됐는데, 23㎞의 산양일주도로는 다도해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해안 드라이브 코스이며, 도로 남쪽의 달아공원에는 벤치와 휴게소·정자 등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호숫가 위에 보이는 건물은 ALC로 시공한 양지펜션입니다.
이곳이 고향인 펜션지기는 대를 이어 4만 평의 양지농원을 일구고 있습니다.
고려대학교에서 원예학을 전공한 펜션지기는 1969년 이곳 농장으로 내려와 밀감(귤)을 심었습니다.

그런데 1975년 냉해로 통영 일대의 밀감나무들이 전멸했답니다. 그후 하우스에서 밀감을 재배하면서 참다래(키위) 농사를 지었으나, 하지만 토양이 진흙이라 참다래는 제대로 뿌리를 내리지 못했다고 하는군요. 현재 주 작물은 장미랍니다. 하지만 장미만 갖고는 타산이 맞지 않아 펜션을 생각하게 됐답니다. 일종의 부업인 셈이죠.

물론 바다가 멀리 바라보이지만, 바닷가에 연한 펜션에 비해 입지 조건은 떨어집니다. 그런데도 주말과 평일에 방문객이 많다고 합니다. 바로 양지 펜션만의 독특한 테마 때문입니다.
4만 평의 농장 시설(잔디광장, 연못, 산책로, 족구장, 농구장)
부친이 모은 천여 점의 수석을 전시한 월정 수석관
장미 체험관
통영 현지 화가인 서영일 화실(저온 창고를 화실로 개조했는데 멋있습니다)

펜션지기는 아들 둘 모두 서울에서 대학 공부하기에 적적했는데
펜션을 하고부터 수익을 떠나 가족 방문객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는 게 그렇게 좋답니다.
명문대학에서 원예학을 전공한 전공자답게 화목(花木)에 대해 물어보면 척척 설명해준답니다.

요즘 수입 개방으로 농촌이 어렵다고 합니다. 펜션지기가 귀향 37년 만에 팜-스테이 양지펜션을 생각해 낸 것도 그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