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으로 다시 읽는 집 이야기

- 한옥에 담긴 삶을 올올이 풀어 버무린 우리 이야기

최성호 저 | 도서출판 전우문화사 월간 전원주택라이프 발간 | 크라운판 | 232쪽 | 정가 12,000원

우리의 집으로 느끼기에는 ‘너무도 먼 당신’이 돼 버린 한옥. 이제는 문화재요, 유물일 따름인가. 현재의 눈이 아닌, 그 시대의 눈으로 한옥을 바라보자. ‘생활을 담고 있는 집’으로서 한옥을 살펴보면, 그 시대의 문화와 자연환경 나아가 사회구조까지도 파악할 수 있다.
도서출판 전우문화사에서 우리가 잘 모르고 지나쳤던 한옥 이야기를 담아 책으로 펴냈다. 《한옥으로 다시 읽는 집 이야기》다. 저자인 최성호 교수(전주대학교 건축학과 겸임교수)는 이 책에 “한옥에 담긴 삶을 올올이 풀어 버무린 우리 이야기”라는 부제를 달고, 한옥을 중심으로 동서양의 집들을 안내한다.

한옥으로 즐기는 시간 여행

책을 읽어보면, 집의 구조나 짓는 데 사용한 부재에서 그 시대의 사회와 문화 현상을 짚어내는 저자의 안목에 놀란다. 과거의 집을 현재의 시각으로 판단해서는 안 되며, 당대의 눈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집을 중심으로 생활사를 공부하면 역사서만으로는 알 수 없는 진실도 알 수 있다고 덧붙인다.
일례로 사회가 불안하면 방어 현상, 즉 닫힌 집을 짓게 된다. 외부에서 알아보기 힘든 폐쇄적 구조를 한 중국의 사합원과 객가, 일본의 성곽 그리고 서양의 탑상주택이 그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우리나라에서는 전국을 둘러보아도 그러한 모습을 찾아 볼 수 없다고 한다. 또 다른 예로 한옥 특유의 낮은 담이나 발효음식을 담아 둔 장독대 등은 삶이 안정된 사회에서나 가능한 모습이다. 이러한 점을 감안할 때 잦은 외침에 시달렸다는 역사학자들의 그간 주장은 잘못이라고 한다.

부엌에 대한 다른 불만 가운데 하나는 바람이 잘 들어와 겨울을 나는 데 불편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옛 살림을 맡아본 여인의 증언을 들어보면 생각이 달라진다. 한옥 생활을 오랫동안 경험한 분의 얘기로는 “겨울 추위보다는 음식이 쉬 상하는 여름나기가 더 힘들었다.”라고 한다. 여름에 음식이 상하지 않으려면 통풍이 잘 되는 부엌이 필요했다고 한다. 또한 부엌에서 불을 때기 때문에 연기를 배출하려면 환기가 필수다. 이러한 문제로 부엌은 환기가 잘 되는 구조를 한 것이다. (중략) 결국 부엌의 구조 역시 생활 방식에 있어 자연환경의 조건에 따라 어떠한 선택을 하는가에 대한 문제다. ― 본문 49쪽에서

저자 소개-

1955년 8월 5일에 나서, 연세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했다. 1982년에서 1998년까지 (주)정림건축에 근무했으며, 1998년부터 산솔도시건축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전주대학교 건축학과 겸임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웹진 “Archiblue(www.archiblue.com)”에 문화재 답사기를 기고했으며, 한옥문화원에서 강의하였다. 1983년 로얄빌딩 신축 설계를 시작으로 건축가로 활동하고 있다. 월간 전원주택라이프지에 〈자연, 문화 그리고 집〉을 기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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