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인천에 살고 있는 김 모 씨는 서해안 지역인 충남 서산에서 펜션단지용 터를 분양받았다. 용지만 우선 분양받고 펜션은 나중에 짓기 위해 평당 25만원씩 500평 을 계약했다. 그러나 김씨는 인허가 사항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땅 개발이 안 된다 는 것을 뒤늦게 확인했다. 용지에 수목이 많아 형질 변경허가를 받을 수 없는 보전임지(임야)나 다름없다는 것을 알게 된 것. 보전임지에서는 농가주택 정도만 지을 수 있다. 김씨는 결국 1억2500만원을 날리게 됐다. 주5일 근무가 확산되고 노후대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5ㆍ23 부동산 투기 대책이 발표된 뒤 마땅한 부동산 투자처를 찾지 못한 투 자자들의 발길이 전원주택이나 펜션 등으로 몰리고 있다. 요즘에는 분양업체들이 펜션과 전원주택을 단지형으로 조성해 이를 분양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일부 분양업체가 땅 확보가 완전히 이뤄지지 않거나 인허가 절차를 제대로 거치지 않은 채 분양하는 경우가 많아 굿모닝시티 같 은 사기분양 사태가 일어날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최근 단지형 펜션 분양이 많았던 평창 등지에 서는 업체들이 토지사용 승낙서만 받고 소유권을 확보하지 않은 가운 데 분양한 사례가 적지 않다. 김영태 드림사이트코리아 차장은 토지사용 승낙서가 있으면 건축 행위는 할 수 있지만 소유권을 이전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예상대로 분양이 안돼 사업이 늦어지면 소유권에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많고 결국 분양받은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인허가를 받지 않고 분양하는 경우도 적지 않으며 허가 가능성이 거 의 없는 땅을 분양해 사기분양이나 마찬가지인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진명기 돌공인 사장은 최근 평창에서는 진입 용지를 매입하지 않고 분양하는 사례도 있고 충주에서는 충주호 근처는 수변구역이라 개발 이 어려운 데도 허가를 못 받으면 계약금에 20%를 더쳐서 돌려주겠다 며 분양하는 업체도 있다고 말했다. 간혹 허가를 못 받으면 계약금을 돌려주겠다는 경우가 있지만 위험성 이 크기 때문에 투자자의 주의가 필요하다. 지난해 말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에서는 건축허가조차 나오기 어려운 땅을 투자자에게 분양해 주위에서 사기분양 아니냐는 의혹을 받은 업체도 있다. 봉평 명지공인 어기수 사장은 한 업체가 산 밭 목장지로 이뤄진 땅 을 매입해 6배 이상 비싸게 팔았다며 그 땅은 국토이용계획변경을 받아야하는 등 건축허가도 나오기 어려운 토지였기 때문에 굿모닝시 티와 같은 사기성 분양에 가깝다고 말했다. 실제 제주도에서는 몇몇 분양업체가 허가가 안나면 계약금을 돌려주 겠다고 투자자에게 공언했다가 허가를 받지 못하자 잠적한 회사도 발 생했다. 김영태 차장은 올 들어 확인된 것만 해도 평창지역에 12개 단지 200 0여실이 분양되는 등 과잉공급이 일어나 객실가동률이 생각만큼 나오 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상가처럼 땅 매입도 안된 채 분양할 수 있다는 제도적 미비점이 굿모 닝시티 사태를 불러온 것처럼 펜션이나 전원주택 시장에도 마찬가지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펜션을 분양할 때 건축허가를 받는 것외에 분양에 대한 규제는 전혀 없기 때문이다. 부동산전문가들은 펜션이나 전원주택을 분양받으려는 투자자들은 먼 저 해당 시ㆍ군ㆍ구에 사업용지가 나중에 허가가 날 수 있는 땅인지 또한 허가 신청이 들어가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