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화장발 없는 ‘생땅’을 찾아라-좋은 땅, 나쁜 땅

‘터 잡기는 집 짓기의 반’이라고 합니다.
왜, 그렇까요.
쾌적한 자연 환경을 갖춘 전원에서 살려면 집 지을 택지(宅地)부터 마련해야 하는데, 그 과정이 여간 까다롭지 않기 때문입니다.

마음에 드는 택지를 발견했다고 해서 백화점에서 물건을 고르듯이 무턱대고 샀다간 낭패 보기 십상이지요.
땅은 백화점 물건과 달라서 나중에 하자를 발견해도 반품할 수 없습니다.
더욱이 한 번 쓰고 버릴 물건이 아니라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할 보금자리이기에 신중을 기해 살펴보아야 합니다.
바야흐로 택지를 마련하기에 적당한 계절이 왔습니다.

요즘 화장을 안한 미인, 시쳇말로 ‘쌩얼’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택지도 여름철 신록이나 가을철 단풍으로 곱게 화장한 땅보다는,
겨울에서 이른봄 속살을 드러낸 ‘생땅’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화장한 땅, 그 분위기에 정신을 빼앗겨 택지를 장만했다가 후회하는 일이 왕왕 있습니다.
아무리 경치가 빼어나더라도 스쳐 지나면서 바라보는 것과 집 짓고 사는 것하고는 전혀 다릅니다.

참, 택지를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에 앞서 땅이란 부동산을 알아야 합니다.
땅은 사적 재산에 속하는 한편 국가 토지 정책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즉 공공公共재적 성격도 강하기에 땅의 소유에서 개발, 관리까지 각종 규제 사항을 파악해야 합니다.
용도지역은 〈국토의 이용 및 계획에 관한 법률>,
자연보전권역 안에서의 행위 제한은 〈수도권 정비법>,
농지의 전용 및 소유는 <농지법>,
산림의 형질 변경은 <산림법>,
보전 산지 안에서의 행위 제한 및 산지 전용은 <산지관리법> 등등
여러 가지 규제가 복잡하게 얽히고설켜 있습니다.

이 부분은 다음 달에 다루기로 하고 요즘 부동산시장의 동향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요즘처럼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오락가락할 때는 언제 어떻게 땅을 큰 축으로 하는 전원부동산시장에 그 불똥이 튈지 모릅니다.

택지 매입, 12월 한 달을 주목하자

부동산 컨설턴트들은 올 12월에 전원부동산시장이 크게 꿈틀거릴 것이라고 합니다.
2007년 1월 1일부터는 파괴력이 엄청난 ‘세금 폭탄’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양도소득세의 과세 기준이 현 공시지가에서 실거래가로 바뀌는 것입니다.

현재는 투기지역과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토지 그리고 부재지주不在地主에게만 실거래가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혹, 정부에서 공시지가를 실거래가의 90퍼센트 수준으로 끌어올렸는데 폭탄은 무슨…
하고 의아스럽게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이것은 전국 땅값 총액의 58퍼센트를 차지하는 서울 수도권지역의 도시부동산에나 통하는 것이고 전원부동산의 대부분은 공시지가가 실거래가의 30～40퍼센트에 불과합니다.

또한 내년에는 부재지주나 법인의 비사업용 토지는 60퍼센트의 중과세율이 적용되고 10～30퍼센트의 장기 보유에 따른 특별 공제 적용도 배제됩니다.

그런 이유에서 부동산 컨설턴트인 대정하우징의 박철민 대표는
“실수요자라면 땅에 대한 양도소득세를 공시지가로 적용하는 마지막 12월 한 달을 주목하라.”
고 말합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상당수의 매물이 쏟아져 나올 전망이 크기 때문”
이라고 합니다. 여기에 덧붙여서
“국민이나 정부나 아파트시장에만 관심을 기울이는 이때야말로 신도시나 역세권 그리고 도로가 새로 뚫리는 주변 지역의 땅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
고 귀띔했습니다.

그러면 내년 이후의 전원부동산시장 동향은 어떨까요?
“땅값에 세금까지 얹은 매물로 침체 국면 속에서도 도시부동산시장 못지 않게 호가呼價가 크게 띌 것.”
으로 예측했습니다.
정부의 공시지가 과표 현실화 이후 나타난 현상이 이를 보여줍니다.
정부는 부동산 투기 바람을 재우고 영세민에 대한 부동산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점차 공시지가 수준을 점차 시세의 90퍼센트까지 끌어올리겠다고 했습니다.

그 결과 지금 어떤 현상이 벌어졌습니까?
영세민은 집 한 칸 마련할 수 없을 정도로 집값이 폭등했습니다.
나오는 매물마다 늘어난 세금만큼 모자를 꾹 눌러썼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양상은 고스란히 전원부동산으로 옮겨오기 마련입니다.
이처럼 12월 한 달은 전원주택시장의 동향을 볼 때 실수요자라면 발빠르게 움직일 필요가 있습니다.

다음에는 겨울, 봄 좋은 땅 마련법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지금까지 월간 전원주택라이프 윤홍로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