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지 선정, 어떻게 할 것인가

선인들은
‘사람의 주거지는 높고 청결하며 훤히 트여야 한다’
고 했습니다.

이 계절 택지를 찾아 나서기에 앞서 서유구의 《임원경제지》 〈상택지相宅地〉에 나오는 구절을 되새겨보는 것을 어떨까요.

“인가와 거처는 높고 청결해야 길하다.
주택은 오로지 평탄한 곳에 자리를 잡아서 좌우가 막히지 않은 곳이 좋다.
명당은 훤히 트이고 토질이 비옥하며 샘물이 맛이 있는 장소다.
<<황제내경>>에 이르기를
‘하나의 산과 하나의 물이 모여 유정한 지형을 이루는 곳은 소인小人이 머물고,
큰산이 큰 형세를 가지고 형국을 이루는 곳은 군자가 산다’고 했다.


전원에서 삶의 질은 가족과 합의를 통해 택지를 어디에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결정됩니다.
쾌적한 자연환경 속에서 전원생활을 떠올리기에 앞서 도시생활에 익숙해진 삶을 먼저 바라보는 건 어떨까요.

유니홈즈의 이재헌 대표는 무엇보다 가족과 합의를 분명히 하고 어떤 목적으로 터를 잡을지부터 결정하라고 이렇게 조언합니다.

“전원으로의 이주는 지금보다 나은 행복한 보금자리를 취하는 것이기에 무엇보다 가족 구성원 전체의 합의와 희망을 공유해야 합니다.”

사실 낯선 전원에서 몰랐던 불편을 겪으며 새로운 환경에 정을 붙이지 못한다면 그처럼 난감한 일도 없습니다.
더욱이 전원주택은 환금성換金性이 떨어지기에 도시로 되돌아 나오기도 만만치 않습니다.
따라서 택지 선정 시 치밀한 사전 조사도 중요하지만 전원으로 떠나려는 근본 동기가 확고해야 합니다.

유 대표는 여기에 이런 말을 덧붙였습니다.

“목적이 분명해야 그에 맞는 부지를 집중적으로 검토할 수 있고 의뢰 받는 부동산에서도 적합한 부지를 추천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택지를 선정할 때는 쾌적성 못지 않게 생활의 편의성도 꼼꼼히 따져보아야 합니다.
이 점을 고려해 가족에게 맞는 유형의 택지를 선정해 보는 건 어떨까요.

임수형 전원주택
임수형은 해안이나 호반湖畔, 강변 등 물을 낀 경치 양호한 지역에 입지立地합니다.
조망을 고려하는 요즘 선호도가 매우 높은 형태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기후 특성상 여름철에 비가 집중적으로 내리고 늦여름에서 초가을까지 태풍의 내습이 빈번하므로 재해에 대한 대비가 충분히 마련됐는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임산형 전원주택
산악의 수려한 계곡이나 전망이 양호한 구릉지역에 입지합니다.
숲과 인접한 조용하고 쾌적한 환경을 원하는 이들이 선호하는 형태입니다.
그러나 산사태 및 화재, 낙석 그리고 차량의 진입 등에 문제가 없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전원형 전원주택
논밭이 드넓게 펼쳐진 평야에 입지합니다.
전원 분위기가 잘 갖춰져 있으며 접근성도 양호한 편입니다.
예전에는 자연 경관의 신비성 측면에서 선호도가 떨어졌지만 최근에는 비교적 적은 자금을 지닌 실수요자들에게 인기가 높습니다.

취락형 전원주택
주변 환경이 양호한 농촌지역의 작은 촌락 내부나 인근 지역 기존 농가주택과 혼합해 입지합니다.
개인의 프라이버시나 원주민들과의 갈등 등의 문제가 있으나 필요 주거시설이나 인접 교통 등의 편리함 그리고 주민들과 공동체를 형성하거나 단독주택의 맹점인 방범과 치안 면에서 유리합니다.

이처럼 택지를 고를 때에는 유형별 장단점을 파악한 후 가족이 경제·사회 활동을 하는 모도시母都市와의 거리 및 교통 수단을 따져보아야 합니다.
아울러 공공시설의 배치 상태 그리고 주변에 위험·혐오시설 및 공해 발생 시설은 없는지도 살펴야 합니다.
또한 땅에 대한 권리 설정이나 집을 지을 때 법적인 저촉은 없는지도 살펴보아야 하고요.

다음에는 조망권과 도로, 물과 관련한 생생한 얘기를 전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월간 전원주택라이프 윤홍로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