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를 기억하십니까

2011년 서울 우면산, 춘천 마적산 산사태
지금 산간 계곡 전원주택·펜션은 안전한가

최근 10년간 우리나라에서 연평균 600여 ㏊의 산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이는 서울 남산 면적(339㏊)의 두 배 정도로, 매년 산사태로 남산이 두 번씩 없어지는 셈이다. 2011년엔 서울 우면산과 춘천 산사태 등으로 824㏊의 산사태 피해와 함께 43명의 소중한 생명을 잃은 바 있다. 이명수 산림청 산사태방지과 과장은 “특히 춘천 마적산 산사태처럼 산간 계곡 전원주택·펜션 밀집 지역 주변에서 산사태가 나면 피해 규모가 더 크고 인명 피해가 발생할 위험이 크다”고 한다. 글  홍예지 기자

산사태가 발생하는 대표적인 원인은_첫째, 기후적 원인이다. 최근 기후변화로 집중 호우가 내리는 횟수가 증가하고, 연평균 강수량(약 1300㎜)도 대부분 여름철에 집중되고 있다. 특히, 일강우량 100㎜ 이상 집중 호우가 1980년대 연 43회였으나 2000년대엔 연 54회로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둘째, 지형적·지질적 원인이다. 산맥이 연속으로 이어지면서 강우가 모여드는 산간 계곡이 많고 20∼40도 산지 경사가 주를 이루는 지형적 특성이 있다. 아울러, 모암은 화강암과 화강편마암이 주를 이루며, 이러한 모암이 풍화돼 생성된 토양 자체의 응집력이 낮은 지질적 특성도 있다. 게다가 최근 방재 개념이 부족한 도시개발, 산지 주변 펜션 등의 신축, 채석·광산 개발 등 산지전용으로 말미암은 산림 훼손과 산림 주변 거주 인구 증가와 같이 인위적 원인으로 산사태 피해 위험은 더욱 커지는 상황이다.

산사태 피해를 막기 위한 노력은_산사태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기본적이고도 효율적인 방법은 산림 조성과 관리다. 바로 산림이 헐벗었던 60, 70년대에 비해 산림녹화가 이뤄진 80, 90년대 이후 산사태 피해가 크게 줄어든 이유다. 이를 위해 산림청에선 산사태 등 재해에 강하면서 수원 함양 기능도 높은 산림을 조성하고자 ‘재해 방지를 위한 나무 심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더불어 ‘숲 가꾸기’ 사업을 통해 기존에 조성된 숲을 생태적으로 건강하고 재해에 강한 숲으로 구조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산불 등으로 피해를 입은 산림에 대해 즉각적인 복구 계획을 수립해 사방 사업 및 나무 심기, 숲 가꾸기의 연차적 사업을 추진함으로써 산림이 건강하게 유지되고 재해 위험이 낮아지도록 노력하고 있다.

산사태 발생 시 신속 대응을 위한 노력은_ 산림청에선 ‘산사태 정보 시스템’을 통해 산사태 발생 위험을 예측하면 해당 지역 담당자들에게 ‘산사태 예측 정보’를 문자 메시지, 팩스, 유선 등의 방법으로 전달하고 있다. 이를 기초로 지역에선 ‘산사태 위험 예·경보’ 발령 여부를 결정하고 발령의 필요성이 있으면 곧바로 지역 주민에게 문자 메시지와 관내 안내 방송 등으로 산사태에 대한 정보를 전파한다. 또한, 지역별 담당자를 지정해 피해 예상 지역 주민에게 상황을 유선 또는 현장에서 직접 전파하고, 주민 대피 조치를 해 지정 대피소로 이동하도록 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집중 호우 기간에 상황별로 주민 대피를 권고했으며, 태풍이 상륙했을 때 1200여 명의 주민을 직접 대피시킨 사례도 있다. 아울러 산사태 예측 정보 및 예·경보 발령 사항은 재난 방송사 등을 통해 실시간 TV 자막 형태로 국민에게 제공하고 있으며, 올여름부터 스마트폰 웹을 통해서도 서비스할 예정이다. 이러한 조치에도 산사태 피해가 발생할 경우, 산림청에서 운영하는 산사태 원인 전문 조사단을 산사태 발생 초기에 투입해 산사태 발생 현황 파악, 피해 응급조치 검토, 피해 규모 및 원인 파악을 통해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응급 복구를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산사태 사고를 예방하는 방법이나, 사고 발생 시 주의할 사항은_산사태는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므로, 이를 정확히 예측하고 피해 자체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기는 매우 어렵다. 하지만 산사태가 발생하더라도 그로 인한 인명 및 재산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우리 집과 동네가 산사태로부터 위험한 곳은 아닌지, 산에서 물이 내려오는 배수로 등이 막힌 곳은 없는지, 위험할 경우 어디로 대피해야 하는지, 산사태 예측 정보 등을 어떻게 확인할 수 있는지 사전에 인식하고 혹시 모를 산사태로부터 피해가 없도록 준비해야 한다. 또한, 주민 대피령 시 안전과 직결되는 사항이므로 공무원 등의 안내에 따라 즉시 대피할 것을 당부한다.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