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부부 황규복(32세), 박영은(30세) 씨는 내년이면 만난 지 꼭 10년이 된다. 한창 혈기 넘치던 시절 만나 결혼에 성공한 이들은 차곡차곡 돈을 모아 작년 10월 신혼집을 마련했다. 연애하는 동안 첫번째 꿈은 결혼, 두번째는 우리만의 전원주택을 짓는 것이라 늘 얘기해왔다고 하는 데 30을 갓 넘긴 지금, 그들은 이 두가지 꿈을 실현했다.
건축정보 · 위 치 : 충남 천안시 성환읍 왕림리 · 대지면적 : 660.0㎡(200.0평) · 건축면적 : 99.0㎡(30.0평) · 건축형태 : 단층 경량 목조주택 · 외 벽 재 : 시멘트 사이딩, 인조석 · 내 벽 재 : 벽지, 인조석, 루버 · 지 붕 재 : 아스팔트 슁글 · 바 닥 재 : 온돌마루 · 난방형태 : 기름보일러 · 식수공급 : 지하수 · 설계 및 시공 : 파인그로브 031-954-3422 www.pinegrove.kr
하마터면 길을 놓칠 뻔했다. 주택에 가려면 대로변에서 차 한대 간신히 통과할 정도의 길로 접어들어야 하는데 곡선 구간에 숨겨져 있어 이곳이 낯선 외지인은 그냥 지나치기 일쑤다. 짧게 끝날 것이라 예상했던 길은 의외로 상당히 깊숙한 곳으로 안내했다. 흡사 항아리 모양과 같은 지형은 입구는 좁으나 안은 꽤나넓다. 아직 개발의 손길이 닿지 않아 농촌 풍경을 그대로 간직한 이곳에 지난해 10월 99.0㎡(30.0평) 단층 경량 목조주택 신혼집이 들어섰다. "공사를 시작할 때는 동네 분들이 누가 오는지 경계하는 것도 같았지만 젊은 우리를 보고는 아주 좋아하세요. 여기도 여느 농촌과 마찬가지, 젊은이는 떠나기만 했지 들어오지는 않거든요. 그래서 처음에는 낯설기도 했지만 지금은 아주 좋답니다. 동네 분들도 너무 잘 해주세요."
10년간 절약해 전원주택 꿈을 실현하다 건축주박영은씨는땅을구하는일이가장어려웠다고했다. "아무래도 땅값이 가장 부담이었죠. 맞벌이하는 부부가 한정된 자금으로 좋은 땅을 구하려니 쉽지 않더라고요. 1년 동안 땅만 보러 다녔는데 조금 외진 곳을 둘러보니 생각지 못한 지역에 적당한 부지가 있었어요." 박씨의 말대로 성환읍 왕림리는 천안 시내에서 비켜난 곳이라 땅값이 비교적 저렴한데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에 나온 매물은 평당 30% 가까이 차이를 보인다. 그러면서도 직장과는 30분 거리여서 부부에게는 전원주택지로 안성맞춤이었던 것이다. 내년이면 만난 지 10년이 되는 부부는 연애 기간 두 가지 꿈을 품었다고 한다. 하나는 결혼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자신들만의 전원주택을 갖는 것이었다. 여기에는 부모님에게 손 벌리지 않고 본인들이 직접해낸다는 전제조건이 붙었다. " 전원주택에서 신혼생활을 하는 게 꿈이었어요. 10년 가까이 간직했던 꿈이 있었기에 한푼 두푼 아낄 수 있었고 그 결과 우리 돈으로 집을 지을 수 있었지요." 이런 부부를 보고 친구들은 부러워하기도 이해할 수 없다고 하기도 했다. '어떻게 돈을 모았기에 이런 전원주택을 지을 수 있었느냐'며 '대단하다, 부럽다'하는 친구들이 있는 반면, 경제적 타산을 따져 아파트가 아닌 단독주택에 사는 것에 대해 '납득할 수 없다'고 하는 친구들도 있었다.
전형적인 목조주택 모습 그대로 주택은 도로변에 인접해 조성한 부지 주위로 낮은 목재 울타리를 빙 둘러놓아 경계를 알리고 있다. 시멘트 사이딩으로 외벽을 마감하고 아스팔트 슁글을 얹음으로써 전형적인 전원주택 외형을 따랐으며 주택 앞으로 561.0㎡(170.0평)의 정원이 널찍하게 놓였다. 내부는 부부만 거주하기에 단출하다. 중앙에 거실을 놓고 그 뒤로는 주방/식당을 배치했으며 나머지 실은 방으로 꾸민 것이 전부다. 안방까지 합치면 총 3개의 방이 놓였는데 하나는 나중에 태어날 아이를 위한 방이고 하나는 서재로 쓸 계획이다. 남쪽을 향해 주택을 앉히고 거실 위치도 그에 따랐다. 거실 전면 창을 크게 낸 것은 다른 주택과 마찬가지로 조망, 채광, 단열을 위함이다. 내부 구조에서 특이한 점은 안방 층고를 거실과 비슷하게 올린 것인데 외부에서는 안방 층고가 높아지면서 자연스레 박공지붕이 하나 더 생겨 밋밋한 지붕 선을 보완하는 효과를 준다. 박영은 씨는 "설계하면서 거실은 크게 안방은 작게 하자고 했어요. 방은 잠잘 때 외에는 특별히 사용할 일이 없으니까요. 대신 좁아 보일 수 있으니 개방감을 주기 위해 천장을 높이자고 했지요. 외부에서도 지붕이 하나 더 생겨 입체감이 살아난 것 같아 좋아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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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는 자금이 넉넉지 않은 관계로 많은 시공사를 찾아 문의했다고 한다. 어떻게 하면 싸게 지을 수 있을까가 아니라 한정된 자금을 제대로 된 주택을 짓는 데 쓰고 싶어서였다는 게 건축주 설명이다. 1년간 찾아다닌 끝에 시공사를 선정했다. 시공사대표가 건축에 대한 자부심이 굉장하다는 걸 느꼈기 때문이란다. "마음속으로는 정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직접 공사 현장을 둘러본 후 결정했어요. 현장에 상주하면서 하나하나 챙기는 모습을 보고는 맡겨도 되겠구나 싶었지요."이렇게 10년간 품은 두 사람의 꿈이 현실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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