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주 박경진(52세) 씨가 부지 마련 조건 첫 번째로 꼽은 것은 현재 거주하고 있는 서울 은평 구과 가까워야 한다는 것이었다. 전원주택을 짓고자 여러 지역을 물망에 올리고 발품을 팔았 지만 결국 양주로 낙점한 것은 현 주거지와 가깝다는 이유가 컸다. 생활 근거지와 거리가 멀면 아무래도 적응이 쉽지 않으리라는 판단이 들어서다. 지난해 11월 말 완공한 182.3㎡(55.2평) 복 층 경량 목조주택으로 세 식구가 완전 이주할 날을 기다리며 지금은 주말주택으로 쓰고 있다.
일반적으로 예비 전원생활자들이 부지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몇 가지 따져 보는 것들이 있다. 자연환경 등 주변 환경, 접근성, 상업·문화·의료 시설 등을 종 합적으로 고려해 마땅한 부지를 선택하는데 실제 이 모든 것들을 완벽히 갖춘 곳을 찾기란 매우 어려운 게 현실이다. 그래서 예비 건축주 대부분은 여러 항목에 대한 우 선순위를매겨최종부지를낙점하게된다. 지난해 11월 입주한 양주 182.3㎡(55.2평) 복층 경량 목조주택 건축주 박경진· 배혜실(47세) 부부는 부지 선정에 많은 시간을 보냈다. 전원주택 마련에 대한 가족 합의가 있은 후 서울과 가까운 지역은 하나도 빠짐없이 살폈는데 이것이 마음에 들 면 다른 것이 부족해 쉽게 결정 내리지 못했다. 이러한 일들이 반복되자 박경진 씨 는 고려 대상 1순위를 정하기로 하고 고심 끝에'현재 거주하고 있는 서울 은평구 와 가까운 곳이어야 한다'고 못 박았다. 일은 이전보다 훨씬 순조로워졌다. 욕심을 냈던 경기도 양평은 현 주거지에서 너 무 멀어 제외하니 파주와 양주가 남았다. 두 곳 모두 머지않은 거리라 갈등하던 차 에 박경진 씨는 양주시 장흥면 일영리에 전원주택 단지가 조성된다는 소식을 듣고 현장을 방문했다. "생각했던 것보다 위치가 좋았어요. 큰 도로에서 가깝고 산이 둘러싸고 언덕 위에 조성한 단지여서 자연환경, 편리성, 채광, 조망 등에서 나무랄 데가 없었지요. 현 주 거지와 가까워 생활에도 큰 불편이 없을 것으로 생각했어요."
부지에 욕심이 나 3필지 매입 언덕형 부지라 일단 조망이 좋고 남향을 한 터는 해를 한껏 받을 수 있어 채 광에 유리하다. 전면을 제외한 삼면을 낮은 산이 에워싸고 있어 자연환경도 일 품이다. 문제는 분할해 놓은 필지 형태였다. 단지 내 북쪽 산과 가장 가까운 필 지를 구하긴 했으나 바로 옆과 앞에 위치한 필지가 마음에 걸렸다. 건축주가 주택을 올릴 자리에 서서 지세를 살피니 아무래도 옆 필지에 건축 물이 들어서게 되면 프라이버시 확보에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 다. 또 앞 필지에 주택이 놓이면 시야를 가릴 게 염려됐다. 복층 주택이라도 들 어서면 문제는 더 심각할 듯 보였다. 그래서 건축주는 이 두 필지를 같이 매입 하기로 결심하고 옆 필지는 정원으로 앞 필지는 주차장과 텃밭으로 사용하기 로 했다. 땅 생김새에 따라 주택이 들어설 자리를 잡았다. 해가 드는 남쪽을 보고 전면 을 잡고 최대한 뒤로 물려 앉혀 남향이 주는 이점을 극대화한 것이다. 내부는 널찍하게 공간을 낸 것이 특징이다. 거실, 주방/식당, 안방, 딸 방 등 주요 공간면적이 꽤나 넓다. 특히 1층과 2층 같은 위치에 같은 면적으로 놓인 안 방과 딸 방은 좌측 전체를 사용할 정도로 넓다. 이에 대해 건축주는"개 인의 삶을 존중하고 싶었어요"라고 말한다. 가사를 도맡아 하는 아내에게는 편하게 일하면서 여유롭게 쉴 수 있 는 공간을, 올해 고등학교에 입학한 딸에게는 사생활을 보장하는 공간 을 만들어 주고 싶었다.
처음 철근콘크리트주택을 계획했던 건축주는 짓고 나니 목조주택으 로 바꾸길 잘했다며 시공사인 태성하우징에 감사의 말을 전했다. 우연 한 기회에 시공사 대표를 만나 목조주택의 장점에 대해 일목요연하게 설명을 듣고는 목조주택에 흠뻑 반한 건축주. 두 달 넘게 주말마다 이 곳에서 생활하다 보니 시공사 대표 말을 실감하고 있다 한다. "무엇보다 춥지가 않아요. 은평구에 있는 집도 단독주택인데 겨울나 기가 쉽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이곳에서는 추위를 모르고 살아요. 잠깐 난방했을 뿐인데 온기가 종일 가는 게 목조주택으로 짓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건축주는 앞으로 30년을 이곳에서 살 요량이란다. 이렇게 좋은 주택 을 지었으니 그 혜택을 맘껏 누리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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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주 주택은 지열 난방 시스템을 도입했다. 총 공사비로 3천만 원 견 적이 나왔으나 정부로부터 1천7백만 원을 지원받았기에 건축주가 실제 지급한 비용은 1천3백만 원이다. 어떤 이는 지열 효과에 대해 의문을 갖기도 하나 박경진 씨는 난방을 하고 온수를 사용하는 데 전혀 부족함 이 없다고 했다. 그는 쾌적한 실내 환경을 유지할 수 있어 보일러를 사 용하는 것보다 낫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많은 사람이 지열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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